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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최치훈, 삼성물산 체질개선 중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2-27 16: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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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결사 최치훈, 삼성물산 체질개선 중  
▲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삼성물산을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옷을 잘못 입힌 것 아니냐?’ 지난 연말 정기인사에서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나온 반응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이 180도 바뀌고 있다. ‘맞춤 옷을 입은 듯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사장은 올해 삼성물산에서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동남아로 중동으로 세계를 무대로 뛰어다니고 있다. 시장점검 차원의 방문인데 수행원도 없이 수시로 공사현장에 예고없이 나타나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 사장은 삼성물산으로 옮기기 전 3년 동안 삼성카드 사장으로 일했다. 그는 업계 3~4위에 머물던 삼성카드를 시장점유율 2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래서 '해결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삼성그룹에서 최 사장을 금융에서 건설로 옮긴 것도 이런 해결사의 면모를 발휘해 달라는 기대라는 분석이 많았다.


최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으로 발탁된 것은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최 사장을 선임하는 이유로 해외사업을 건실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사장이 삼성물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에서 최 사장에게 거는 기대감이 상당할 정도로 최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사업 전문가다. 그는 GE에서 18년간 근무하며 한국인 최초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GE 잭 웰치 회장의 신임을 얻어 2003년 GE에너지 전세계 영업총괄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 사장 취임 후 삼성물산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임원들이 업무보고 때 실무진을 대동하지 못하게 했다. 실무진 도움으로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업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했다. 영어에 능숙한 최 사장은 외국인 임직원들에게도 직접 보고를 받았다. 출장을 갈 때에도 수행원 없이 단독으로 다녀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 사장이 “영어를 못해 혼자 출장도 못 가는 실력없는 임원은 그만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삼성물산이 글로벌 건설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최 사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올해 초 “세계 어디든 가서 일할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최 사장은 또 “우수한 인재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기간 내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올해부터 해외사업 비중을 85%로 늘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해결사 최치훈, 삼성물산 체질개선 중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뉴시스>

물론 최 사장도 고민이 없는 게 아니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매출은 13조4413억 원으로 업계 1위 현대건설의 13조9383억 원을 바짝 뒤쫓았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476억원으로 현대건설의 7929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장기적으로 고객과 파트너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삼성물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고객과 파트너와 협력사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안전과 윤리·준법경영을 모든 임직원들이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저가수주의 함정을 피하고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형규 삼성물산 글로벌마케팅실장은 “무엇보다 수주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이 2014년 가장 큰 과제”라며 “2014년 양질의 해외 프로젝트가 착공되면 수익성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의 올해 매출을 지난해 대비 8.8% 증가한 30조9000억원으로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42.3% 늘어난 616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최 사장의 아버지는 최경록 전 교통부 장관이다. 그는 멕시코 대사와 영국 대사를 지냈다. 최 사장은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때부터 해외에서 생활했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해 공군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했다. 제대 후 삼성전자에 입사한 최 사장은 1년만에 딜로이트 투자컨설팅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군 장교 출신인 최 사장은 1988년 GE에 입사했다. GE가 한국 차세대 전투기사업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GE에서 그는 성실성과 글로벌 감각을 인정받아 38살에 항공기엔진 부문 아시아 담당 사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으로 돌아온 것은 2007년이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 사업부장과 삼성SDI 사장, 삼성카드 사장을 역임했는데, 매번 맡은 분야를 최고의 실적으로 이끌어 해결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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