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상공회의소 부회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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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 |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담당 부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재계는 한미FTA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오버비 부회장은 “미국 기업들은 한미FTA 재협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양국 정부는 미국 재계에서 한미FTA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한미FTA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매우 균형잡힌 협정”이라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한미FTA를 대폭 개정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버비 부회장은 한미FTA 개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FTA를 상호존중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하고 현대화할 방안이 있으면 지지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미 제대로 작동하는 FTA를 망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한미 재계가 함께 미국 정치권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미FTA의 장점을 설득하는 홍보활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프로그램 이름은 한미FTA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뜻에서 코러스 웍스(KORUS Works)로 정해졌으며 미국상의와 대한상의가 같이 추진한다. 오버비 부회장에 따르면 LG와 두산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본부장은 조만간 개최될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공동의장을 맡아 한미FTA 개정 협상에 나선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한미FTA 개정 요구에 맞서서 FTA의 경제적 효과를 양국이 공동으로 분석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재계의 한미FTA 지지 움직임은 큰 힘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미FTA 타결의 주역인 김 본부장은 오버비 부회장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았다. 오버비 부회장은 김 본부장이 “생존하는 매우 똑똑한 무역협상가 중 한 명”이라며 “똑똑하고 창의적이며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본부장은 한국이 무역협정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국가가 된 이유 중 하나”라며 “앞으로 김 본부장으로부터 배울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버비 부회장은 2009년까지 21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이 가운데 13년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로 지낸 한국통이다. 한미 경제교류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01년 대통령표창, 2004년 은탑산업훈장, 2009년 동탑산업훈장 등을 받았다.
오버비 부회장은 암참 대표 시절인 2007년 한미FTA에 양국이 서명하자 환영성명을 내놨다. 그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한미FTA 체결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양국 의원들이 신속하게 협정을 비준해 양국의 소비자, 근로자, 기업들이 많은 경제적 혜택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올해 초에도 조지워싱턴대 비즈니스스쿨 한국경영연구소 신년세미나에서 한미FTA를 적극 옹호했다. 오버비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를 재앙이라고 비판한 것은 잘못”이라며 “미국 기업인은 한미FTA를 골든 스탠더드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