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하반기에 거둘 실적과 수주를 놓고 증권가에서 전망이 엇갈린다.
보유한 수주잔고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어 성장성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해외에서 신규수주를 따내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31일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수주잔고의 감소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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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 6조9625억 원을 보유했다. 지난해 2분기 말과 비교해 수주잔량이 41.5%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94억 원을 낸 점을 감안할 때 삼성엔지니어링이 확보하고 있는 수주잔량은 1년 치의 일감에 불과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분기에 매출 1조3560억 원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27.9% 줄었고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16.2% 감소했다.
조 연구원은 “건설업의 특성상 기성금을 받을 때 계절적 요인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1분기보다 2분기 매출이 증가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수주잔고가 감소하면서 1분기와 비교해 2분기 매출이 줄었다”고 파악했다.
수주잔고 감소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판관비 등으로 매 분기마다 약 850억 원의 고정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출이 늘어나지 않으면 고정비 효과로 앞으로 내는 영업이익률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낼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5.3%, 55.8% 하향조정한 5조6160억 원, 558억 원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9%, 20.3% 감소하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2018년 낼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보다 각각 3.2%, 26% 내렸다. 목표주가도 기존보다 21.6% 내린 9800원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8월부터 중동을 중심으로 신규수주를 늘릴 공산이 크기 때문에 실적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에서 언제 신규수주 소식을 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하반기에 모두 54억 달러가 넘는 일감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 타크리어와 중질유처리시설(POC) 프로젝트의 본계약을 8월에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규모는 25억~30억 달러로 추정된다.
6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오만 두쿰 정유설비 프로젝트의 2번 패키지(25억 달러)도 수주결과가 늦어도 9월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에서도 화학기업 화학기업 PTTGC가 발주한 4억5천만 달러 규모의 화학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 태국 발주처 PTTGC는 삼성엔지니어링과 5월 말에 이 공장의 ORP패키지 공사계약을 체결했는데 후속작업도 삼성엔지니어링에 맡길 공산이 크다.
김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하반기에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반영하면 2018~2019년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늘어날 것”이라며 “공사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는 2018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0% 높인 1만2천 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수주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의 계약시점과 착공시점에 따라 실적이 변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