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부터 아이폰을 일반모델과 고성능의 프로모델로 다변화하는 전략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맥북이나 아이패드처럼 일반모델과 프로모델의 판매시기와 출시주기를 다르게 할 가능성도 있어 스마트폰과 부품업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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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일 “새로 출시되는 아이폰이 팀 쿡 애플 CEO의 ‘값비싼 도박’이라는 관측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며 “단순히 제품뿐 아니라 사업전략에도 대규모 변화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그동안 주력제품의 라인업을 바꿔내는 데 소극적인 기업으로 유명했지만 새 아이폰 고가모델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분야로 봐야 할 만큼의 큰 변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팀 쿡은 “올해 신제품에 소비자들의 많은 기대가 걸린 것을 알고 있다”며 고가모델의 출시를 암시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양과 기능, 판매시기 등에 여전히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하지만 외국언론과 증권사들은 부품업체와 유통망 등 다양한 경로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많은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출시시기가 임박하며 이런 전망은 점차 한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아이폰 고가모델은 이전작과 비슷한 600달러대부터 출시되는 아이폰7S시리즈와 달리 최소 1천 달러 이상부터 판매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디자인과 성능, 기능도 모두 크게 개선된다.
포브스는 “기존 아이폰이 일반차량이라면 고가모델은 스포츠카처럼 완전히 다른 수요를 공략할 것”이라며 “브랜드 고급화로 일반모델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낙수효과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JP모건은 애플이 기존에 ‘아이폰8’로 출시를 검토하던 고가모델의 제품명을 아이폰 ‘프로’ 라인업으로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은 기존 예상보다 높은 1100달러 정도로 추정했다.
JP모건은 애플이 9월 아이폰프로를 공개하며 최소한의 물량을 출시한 뒤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흥행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시장의 초기반응을 살피고 희소성을 높여 마케팅에도 효과를 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아이폰에 프로 라인업을 추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이어진 전략들에도 일치한다.
애플은 이전부터 PC ‘아이맥’과 노트북 ‘맥북’을 일반모델과 고가의 프로 라인업으로 나누어 출시해왔고 올해부터는 아이패드까지 라인업을 같은 방식으로 재정비해 차별화전략을 확대했다.
주요 제품군 가운데 마지막으로 아이폰까지 이런 변화가 적용될 경우 수년째 점진적으로 이어져오던 라인업 재정비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다른 제품과 같이 아이폰 일반모델과 프로모델의 기능을 점점 더 차별화하고 결국 별도 출시행사를 열며 판매시기와 출시주기도 다르게 하는 전략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아이패드의 ‘에어’와 ‘미니’ 등 기존 라인업 출시를 중단하고 일반과 프로모델로 나누면서 일반모델의 가격은 더 낮추고 프로모델의 기능은 더 강화하는 변화를 꾀했다.
맥북의 경우 일반모델 신제품은 상반기, 프로모델은 하반기 출시되고 일반모델의 출시주기는 이전보다 더욱 길어졌다.
애플은 이런 전략변화를 시장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해 실시하기보다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결국 아이폰 라인업도 아이패드와 맥북처럼 바뀔 공산이 크다.
전자전문매체 맥루머에 따르면 최근 애플이 9월 개최하는 아이폰 공개행사 외에 8월에 별도의 출시일정을 잡아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일찍 이런 변화가 실현될 수도 있다.
애플은 이런 전략으로 가격부담을 낮춘 일반모델을 통해 신흥국가와 중저가시장 등을 적극 공략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가입자수를 늘려 콘텐츠사업 확대에 힘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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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패드 일반모델(왼쪽)와 고가 '아이패드프로'. |
또 고가모델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구글 등에 빠르게 추격당하고 있는 애플의 브랜드이미지를 더욱 개선하며 수익성을 높여 실적개선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업계 전반에도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가 애플의 기존 아이폰 출시일정을 염두에 두고 신제품을 내놓는 만큼 전략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연간 2억 대를 넘는 아이폰의 본격적인 생산시기가 분산되는 효과도 있어 부품공급사들이 단기간에 주문이 몰리는 부담에서 벗어나고 애플이 공급업체를 다변화할 이유도 적어질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서도 최근 부품 공급부족으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인 만큼 이런 변화는 긍정적으로 꼽힌다.
포브스는 “애플은 다른 글로벌 스마트폰업체와 달리 단일제품의 판매량이 너무 늘어나며 점점 큰 부담을 안고 있다”며 “전략변화는 꼭 필요하고 당연한 수순”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