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가 요구한 미래발전과 고용안정화 방안 등을 내놔야하지만 김 제임스 사장의 사임으로 경영공백이 겹치면서 노사갈등의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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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제임스 한국GM 사장. |
중앙노동위원회는 14일 한국GM 노조가 낸 쟁의조정 신청을 놓고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됐다. 노조는 앞서 노조원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찬성률 68.4%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노조는 회사의 일괄제시안을 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13일 임급협상 15차 교섭을 진행했는데 회사는 노조가 요구한 고용안정 협약, 미래발전 전망, 월급제 시행방안 등을 이번 주말에 논의해 차기 교섭에서 일괄제시안으로 내놓기로 했다. 노사는 아직 차기 교섭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노조는 임금협상과 별도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 지분매각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도 17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한국GM 지분 17.02%를 매각하면 GM본사가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02년 GM본사와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분 15%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게 거부권을 부여하고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때 GM본사에 우선매수의 기회를 준다는 조건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GM본사가 맺은 주주간 계약이 10월16일 만료되면서 그 이후에 GM본사가 한국GM 지분을 팔려고 해도 산업은행이 제동을 걸 수 없게 된다.
김 제임스 한국GM 사장이 8월을 끝으로 물러나기로 하면서 한국GM은 사실상 경영공백 상황에 놓였다. 한국GM 임원들은 임금협상 교섭을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김 사장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조연수 한국GM 부사장은 12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생산 손실없이 올해 임금교섭을 합리적으로 마무리해야 우리가 지속가능해진다”며 “우리의 후배, 그 후배의 후배가 자부심을 품고 당당하게 다닐 수 있는 그런 직장을 만들자”고 말했다.
김 사장의 공백으로 한국GM이 노조가 요구한 사항에 뚜렷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GM본사에서 파견한 임원들이 대행체제로 한국GM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조는 파견임원들의 역할에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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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한택 한국GM 노조위원장. |
노조 관계자는 “13일 교섭에서 사장 부재 이후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본사 파견임원들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본사에서 파견된 임원들이 지금의 상황이 되도록 방치한 것은 아닌지 물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은 GM본사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위태로운 신세가 됐다. GM본사는 올해 들어 유럽 브랜드인 오펠을 매각한 데 이어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한국GM은 수년째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탓에 GM본사의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 영업손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2741억 원에 이른다.
올해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한국GM의 글로벌판매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9.3% 줄어든 27만8998대에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