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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을 늘릴 수도 있어 국내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감산 합의가 사실상 파기돼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국내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개선도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7일 “OPEC의 원유감산 합의를 주도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증산으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지켜오던 OPEC의 원유감산 합의가 드디어 벽에 부딪히게 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월에 하루 100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한 것이다. 같은 기간 OPEC의 산유량도 하루 3255만 배럴로 올해 들어 최대를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 등 중동국가 가운데 원유 생산량을 가장 많이 줄이면서 OPEC의 원유감산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란과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은 이런 정책에 반대하며 원유생산을 오히려 늘렸다.
러시아도 더 이상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못박으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이 원유감산 합의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면 국제유가도 다시 내림세를 보일 수 있다.
미국 원유재고와 석유제품재고가 줄어들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는 7일 직전거래일보다 0.86%(0.39달러) 오른 배럴당 45.5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6월21일 배럴당 42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셰일가스회사들이 원유생산을 늘리고 있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가입국도 원유생산을 늘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제유가가 30달러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정유4사는 국제유가가 3월 평균 배럴당 51달러에서 6월 말 배럴당 46달러로 꾸준히 떨어지면서 2분기 영업이익에 된서리를 맞았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유사는 원유재고를 사서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팔기까지 1달 정도 걸린다. 이 기간에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비싼 값에 원유를 사서 싼 값에 석유제품을 팔게 돼 수익성이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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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직전거래일보다 0.86%(0.39달러) 오른 배럴당 45.52달러에 거래됐다. |
국제유가가 앞으로 원유생산증가 등으로 배럴당 45달러 정도에서 40달러 안팎까지 꾸준히 떨어지면 정유4사는 하반기에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데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배럴당 40달러 초반에서 진정돼 중장기적으로 정유4사에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셰일가스회사의 원유생산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달러 중반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의 산유국이 원유생산을 늘려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미국 셰일가스회사들이 원유생산을 줄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안팎에서 형성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정유4사는 저유가에 따른 수요 확대효과를 누리면서 석유제품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석유제품 수출이 지난해보다 3% 정도 늘어났는데 저유가 기조에 따른 수요확대 효과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