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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3월29일 미국 뉴욕 출시행사에서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갤럭시S8의 흥행 덕에 2분기에 실적반등에 성공해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추락한 명예를 회복했다.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수습과 브랜드이미지 개선에 주력해왔는데 스마트폰사업이 정상궤도로 재진입해 성장전략을 본격적으로 다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는 7일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리콜 영향으로 놓쳤던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며 “갤럭시S8의 흥행으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14조 원을 내며 역대 최대실적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IM부문의의 영업이익이 3조8천억 원에 이르며 실적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에서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4조3200억 원을 냈지만 하반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로 리콜과 단종을 결정하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IM부문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천억 원, 4분기는 2조5천억 원을 냈다. 올해 1분기도 영업이익 2조 원 정도에 그쳤는데 2분기에는 대폭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올해 갤럭시S8의 출시가 4월 말로 갤럭시S7보다 1개월 가까이 늦춰진 점을 감안하면 초반 흥행성과가 이전보다 더 뛰어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갤럭시S8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실적부진의 극복에 힘을 실었다”며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전략적 대응에 실패해 갤럭시노트7단종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의 보지 못한 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실적회복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갤럭시S8의 올해 판매량 전망치를 5천만 대로 내놓았다. 2분기까지 약 2천만 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증가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노트8도 갤럭시S8에서 호평받은 디자인 등 장점을 모두 적용하고 듀얼카메라와 고성능 반도체 등을 새로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망이 밝아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고난의 행군을 이어왔다. 두 차례에 걸친 리콜을 실시하며 비상체제가 이어졌고 발화사고 원인을 밝혀내는 데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발화사고 원인이 올해 초 배터리 결함으로 결론난 뒤 고 사장은 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천국에서 지옥에 다녀온 것과 같았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갤럭시S8마저 출시 초반에 화면이 붉게 보이거나 와이파이 에러가 발생하는 등 결함 논란에 휩싸이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 비관론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발빠른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하며 고 사장은 고비를 넘었다.
7일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FE’도 국내에서 한정판매를 시작하며 삼성전자는 명예회복에 힘을 보태게 됐다. 최대악재로 꼽히던 안전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자신감을 증명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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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FE'. |
스마트폰사업이 완전한 정상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의 악영향을 모두 털어내고 마침내 본격적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고 사장은 곡면화면의 ‘엣지’ 디자인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정체성으로 확보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하드웨어 차별화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변화에 발빠른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애플의 고가 스마트폰과 중국업체가 주도하는 중저가제품의 양극화가 뚜렷해지며 삼성전자의 입지확보가 쉽지 않다.
고질적 약점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도 절실하다. 갤럭시S8에 최초공개한 음성서비스 ‘빅스비’의 미국과 중국 출시가 기술적 문제로 무기한 연기되며 비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무선사업부 수장에 오른 첫해 갤럭시노트7 사태를 겪으며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지만 성공적인 반등으로 리더십과 위기대응능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승부사’의 자질을 보여줄 차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