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미국, 캐나다에 이어 중국에서도 세타2엔진을 리콜한다. 전 세계적으로 세타2엔진 결함논란이 퍼지고 있는데다 중국에서 판매부진이 깊어질 수도 있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가 중국에서 세타2엔진의 결함 가능성으로 싼타페 4만3764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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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
대상차량은 2012년 11월29일부터 2013년 5월31일까지 생산된 2.4리터 세타2 GDI엔진과 2013년 11월30일까지 생산된 2.0리터 세타2 GDI엔진을 장착한 싼타페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7월31일부터 무상교체방식으로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리콜하는 차량은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한 차량”이라며 “국내에서 리콜을 실시하면서 중국 당국에도 리콜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승인이 완료되면서 이번 리콜을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세타2엔진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하는 나라는 국내, 미국, 캐나다, 중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4월에 국내에서 세타2엔진을 장착한 그랜저HG, 쏘나타YF, K7 VG, K5 TF, 스포티지SL 등 모두 17만 대 가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달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쏘나타YF, 싼타페AN, K5 QF, 쏘렌토XM, 스포티지SL 등 모두 130만 대 가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15년 9월에도 미국에서만 세타2엔진을 장착한 쏘나타YF 47만 대를 리콜했다.
현대차는 세타2엔진 결함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동일하나 나라마다 결함이 발생한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리콜하는 차량의 종류와 제작기간에 차이를 뒀다.
캐나다에서 리콜한 차량은 미국에서 생산해 수출한 차량이며 크랭크 샤프트 핀이라는 엔진부품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함이 발생한 것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하고 있다. 반면 국내와 중국에서 리콜한 차량은 크랭크 샤프트 핀에 오일공급구멍을 뚫는 제작기계의 불량으로 엔진결함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리콜하는 차량의 제작기간을 차종별로 최대 2014년까지로 잡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리콜하는 차량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한 차량을 리콜했다. 반면 중국에서 리콜하는 차량은 국내에서 리콜하지 않은 싼타페 차량인데다 제작기간을 최대 2013년 11월까지로 늘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SUV만 팔았는데 국내에서는 올해 초에 출시된 2018년형 싼타페부터 가솔린엔진모델을 선보였다”며 “같은 공정상의 문제로 국내와 중국에서 세타2엔진 리콜을 실시하지만 수출일정에 따라 제작기간이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10월 세타2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보증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을 때는 차종별로 최대 2015년 12월까지 생산한 차량을 포함했지만 올해 4월에 리콜을 실시할 때는 대상차량의 제작기간을 줄이면서 축소리콜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사드보복으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타2엔진 리콜까지 실시하면서 판매부진이 깊어질 수도 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낮은 브랜드 이미지 탓에 사드 역풍에 판매가 크게 떨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는데 리콜을 실시하면 품질 신뢰도가 떨어져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누적 중국판매량은 38만 대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나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