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투자증권이 현대차그룹의 도움으로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회사이름에 ‘현대차’를 넣어 브랜드 효과를 적극 이용하는 한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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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배 HMC투자증권 사장.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7월1일부터 회사이름을 ‘현대차투자증권’으로 변경한다.
HMC투자증권은 이날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공개했는데 현대차그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썼고 글자체 역시 한글·영문 모두 현대자동차와 동일하게 사용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현대차 브랜드 후광효과에 따른 인지도 상승으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하고 ‘현대차IB증권’이라는 회사이름을 등록하려 했으나 당시 현대증권이 ‘현대’라는 사명을 쓰지 못하도록 상표권금지가처분신청을 내면서 HMC투자증권으로 이름을 정했다.
현대증권이 지난해 KB금융지주에 매각돼 합병돼 KB증권으로 이름이 바뀌자 HMC투자증권은 10년 만에 '현대'라는 이름을 차지하게 됐다.
HMC투자증권은 2017년 1분기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8133억 원 규모인 중소형 증권사인 만큼 인지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번 회사이름 변경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과 시너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HMC투자증권이 발행한 특정금전신탁(MMT)을 대규모로 매수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매달 꾸준히 1천억 원이 넘는 물량을 매입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만 6100억 원 어치에 이른다.
특정금전신탁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HMC투자증권에 돈을 맡기고 수익을 낸 뒤 돌려달라고 하는 식의 투자상품인데 HMC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운영자금이 확보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인수를 맡으며 실적을 내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현대제철이 발행한 6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가운데 1050억 원을 인수하는 한편 기아차가 발행한 5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가운데서는 1100억 원를 인수해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앞으로 현대위아, 현대다이모스 등 계열 기업의 회사채 발행에도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HMC투자증권의 현대차그룹 계열사 회사채 인수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HMC투자증권은 퇴직연금사업에서 1위회사에 올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임직원들의 가입 덕분이었다.
HMC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조6611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들어온 자금이 7조4630억 원으로 86.2%를 차지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HMC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의 재무통 역할을 해왔던 이용배 사장을 선임하는 한편 현대라는 이름도 되찾은 만큼 현대차의 색깔이 더욱 입혀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HMC투자증권이 변곡점을 그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