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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일본기업이 선점한 인공지능 로봇 추격에 속도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13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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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와 소니, 샤프 등 일본 전자업체들이 차세대 사업분야로 손꼽히는 인공지능 로봇을 놓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사업을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인공지능과 로봇 연구개발조직을 신설한 뒤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프리미엄 가전사업과 시너지를 추진하며 빠르게 추격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LG전자, 일본기업이 선점한 인공지능 로봇 추격에 속도전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소프트뱅크의 장기적인 대규모 투자계획이 대부분 로봇기술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며 “기술개발속도를 더욱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이 보유한 로봇관련사업을 인수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100조 원 규모의 미국 IT펀드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계획도 내놓았다.

구글의 로봇은 사람에 가까운 형태와 움직임을 보여 생산과 서비스분야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기존에 개발중이던 로봇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중심이었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하드웨어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소프트뱅크는 가정용 로봇 ‘페퍼’를 스마트폰과 같은 형태로 발전시키기 위해 전용 앱스토어를 열고 개발자를 모집하는 등 사업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페퍼는 이미 전 세계에 1만 대 이상 판매돼 유통매장과 의료기관에서 홍보와 주문결제, 안내와 환자관리 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선두로 꼽히는 기업들은 소프트뱅크 외에 소니와 샤프 등 대부분 일본기업이다. 이들은 가전과 스마트폰에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발빠르게 차세대 사업의 선점에 나섰다.

소니가 개발중인 로봇 역시 소프트뱅크와 유사한 가정용 로봇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해 사용자와 소통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자체 콘텐츠 플랫폼과 연동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소니는 2000년대 초반 로봇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지만 기술부족으로 활용성 증명에 실패해 사업을 접은 뒤 지난해 로봇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다시 본격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샤프는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뒤 이전부터 진행하던 로봇사업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이미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공장 대부분에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에 성과를 냈다. 이런 노하우를 샤프의 가정용 로봇 개발에도 적용하고 있다.

샤프는 가정용 로봇을 사물인터넷 가전과 연계해 사용자의 음성명령이나 상황을 인식한 뒤 자동으로 조명과 에어컨 등을 동작하는 허브 제품 형태로 키워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샤프가 개발을 담당하고 홍하이그룹이 생산해 올해 판매를 시작한다.

소프트뱅크는 홍하이그룹과 로봇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협력방안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일본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셈이다.

인구 고령화와 서비스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로봇사업의 성장가능성은 점점 주목받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글로벌 로봇시장이 2019년이면 약 153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거대시장의 주도권을 놓칠 경우 한국 전자업체들은 성장동력을 확보할 기회를 잃을 뿐 아니라 로봇사업과 긴밀하게 연계된 사물인터넷 관련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진다.

LG전자는 이런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최근 인공지능 연구조직과 로봇개발조직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에 나선 뒤 연구인력을 대폭 늘려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LG전자, 일본기업이 선점한 인공지능 로봇 추격에 속도전  
▲ LG전자의 가정용 로봇(왼쪽)과 소프트뱅크의 로봇 '페퍼'.
로봇분야에서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하기 위해 LG전자는 주력사업인 프리미엄 가전과 시너지를 적극 추진하며 로봇 개발조직과 생활가전사업부의 협업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미 안정적인 시장기반을 확보한 프리미엄 가전과 로봇을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연동해 활용성을 높이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올해 초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가정용 로봇을 깜짝공개하며 사업진출을 예고했다.

사물인터넷 가전과 스마트폰사업의 시너지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스마트폰시장 지배력이 약해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약점을 안고 있다. 로봇사업 진출로 이를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글로벌 주요기업들이 개발중인 가정용 로봇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스피커와 역할이 거의 비슷해 차별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율주행기능을 적용해 스스로 이동하거나 청소와 안내 등 실질적인 기능에 특화한 로봇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꼽힌다”며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점점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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