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면세점사업을 놓고 이제는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드 리스크와 맞물려 언제 개장할지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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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DF, 탑시티 등 신규 면세점사업자 3곳은 12월로 예정됐던 개정일자를 연기해달라고 최근 관세청에 요청했다.
신규 시내면세점 개점에 따른 경쟁심화와 특허수수료 인상 등도 부담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이 오른 데다 면세점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라며 “현대백화점은 아직 면세점 운영경험이 없어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워 처음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이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했다.
면세점 경쟁력은 명품 유치로 결정되는데 후발주자들은 제품구성력, 판촉능력, 원가경쟁력 등을 갖추기 어렵다.
실제로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최근 개장 1년 만에 매장규모를 9개층에서 7개층으로 줄였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업계에서 경험이 많은 만큼 두산보다는 사정이 나을 수 있지만 백화점과 면세점은 구매채널이 다르다.
정 회장은 면세점을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았는데 이런 상황변화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내자 유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고 보고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과 황해연 현대백화점 부사장을 각각 현대백화점면세점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앉히는 등 전력을 투입했다.
면세점 개장이 지연되면서 현대백화점은 최근 문을 연 가든파이브 아울렛을 제외하면 마땅한 성장동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최근 1년 사이15만 원대에서 11만 원대로 11% 떨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상황을 보고 면세점 개장시기를 조율할 것”이라며 “명품유치와 관련해 부루벨코리아와 지난해부터 계속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부루벨코리아는 프랑스 부루벨그룹의 한국지사로 1960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루이비통, 디오르, 펜디 등 글로벌 브랜드 40여 개를 국내 면세점에 공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