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트럭, 버스 등 상용차 판매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승용차와 RV 판매가 부진하자 판매단가가 높은 상용차 판매를 늘려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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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권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담당 사장. |
1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가 국내에서 그랜저를 제외한 승용차와 RV의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4월까지 현대차의 승용판매는 10만71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늘었다. 하지만 그랜저, i30를 제외한 다른 승용모델 판매는 모두 감소했다.
그랜저는 지난해 11월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된 뒤 올해 들어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4% 늘어난 4만7406대가 팔렸다.
i30도 지난해 9월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됐는데 올해 4월까지 91.5% 늘어난 1480대가 판매됐지만 판매량은 차제가 크지 않은 편이다.
올해 4월까지 RV 판매는 3만4422대로 28.1% 줄었다. SUV 인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투싼,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 현대차 RV모델 판매량은 모두 줄었다.
현대차는 올해 3월에 쏘나타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했고 여름에 소형SUV 코나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승용차와 RV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 못지않게 버스, 트럭 등 대형상용차 판매를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판매단가가 높아 매출확대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국내 상용차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까지 현대차의 대형상용차 판매는 1만15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늘었다. 지난해 승용차와 RV 판매가 2015년보다 각각 24.7%, 12.5% 줄어들었지만 대형상용차 판매는 13.1% 증가했다.
현대차는 5월 말에 국내에서 최초로 상용차 종합박람회인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를 열면서 상용차 판매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4일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서 해외 바이어들과 2900여 대의 구매상담을 진행했고 향후 1천억 원 상당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했다.
현대차가 국내 대형상용차시장에서 수입 브랜드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형상용차는 기본적으로 고가여서 국산차의 가격경쟁력이 승용부문과 비교해 크지 않고 구매자가 직접 수리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완성차회사가 제공하는 AS서비스의 장점이 떨어질 수 있다.
볼보트럭, 벤츠트럭, 만트럭, 스카니아, 이베코 등 수입 브랜드들은 제품 성능과 품질을 앞세워 국내 상용차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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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
현대차는 상용차에 첨단 안전장치와 신기술 도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올해 4월부터 중형트럭과 버스 전 차종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선수율과 할부기간에 관계없이 5.5%의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해외에서는 특히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상용차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쓰촨에 상용차공장 1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 상용차 합자법인인 쓰촨현대는 올해 들어 4월까지 1만4960대를 팔았다. 지난해 쓰촨현대의 판매량은 3만88560대였다. 현대차는 최근 남준기차, 화신기차 등 현지 상용차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면서 중국 상용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베트남 꽝남에서 상용차 조립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3월 베트남 출장에서 상용차 판매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승용차사업을 철수했지만 대형버스인 유니버스 판매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유니버스는 2015년 일본에서 90대 판매됐고 지난해 178대가 팔리면서 일본 버스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