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서 5조 원 미만을 투자해 소규모 지분을 확보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22일 외신을 종합하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사업 본입찰에서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 51%를 약 10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
|
|
▲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주요 인수경쟁자인 브로드컴 컨소시엄이 약 21조 원, 홍하이그룹이 30조 원 정도에 지분전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은 일본정부가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데 부정적 입장을 보인 점을 고려해 일부 지분만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SK하이닉스와 컨소시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이외에 일본 민관펀드 등 현지 자본이 소규모 투자로 컨소시엄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결국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전에 들이는 금액은 최대 5조 원 미만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바 반도체사업의 지분을 많아야 20% 안팎으로 확보하는 데 그치는 것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직접 나선 만큼 SK하이닉스가 20조 원 이상을 들여 전체를 인수하는 강력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매각절차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를 통째로 인수해 얻는 효과에도 의문이 커지자 결국 지분참여를 통해 협력방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무리한 투자를 벌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SK하이닉스는 무리하지 않은 금액으로 인수에 참여해 어떤 경우에도 낸드플래시 시장지배력을 높일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22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이전거래일보다 3.32% 오른 5만6천 원에 장을 마쳤다. 그동안 주가상승에 발목을 잡던 인수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