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의 제주 면세점 사업이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6월 정식 개장한 갤러리아 면세점은 면세점사업 진출 첫 해인 만큼 올해 적자가 예상됐다. 하지만 고급화 전략과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개장 첫 해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 면세점의 성공적 안착으로 자신감을 얻고 면세점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 정식개장 3개월, 올해 흑자 예상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 듀티프리’가 올 상반기 매출 59억6400만 원, 영업손실 11억800만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말 임시개장 이후 6월까지 2달 동안 올린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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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훈 한화갤러리아 사장 |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4월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통해 면세점사업에 진출했다.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자리를 낙찰 받아 6월 말 정식 개장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런 실적호조에 힘입어 올해 안에 면세점사업이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당초 인테리어 공사 등 초기비용이 들어 올해까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기대보다 매출 성장세가 빨라 올해 소폭 흑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하반기에 연휴와 중국 국경절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어 매출이 더 늘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면세점사업에서 5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같은 자리에서 거둔 매출은 600억 원이다.
◆ 고급화와 중국인 특화 동시 공략
업계는 갤러리아 면세점이 단기간에 자리 잡은 데 대해 박세훈 사장의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박 사장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을 통해 이미 외국인 대상 VIP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갤러리아 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90%나 된다.
그러나 기존 면세점이나 백화점들이 중국인 고객유치를 위해 붉은 색과 황금색을 사용해 인테리어를 한 것과 달리 갤러리아 면세점은 검은색과 회색 등 차분한 색을 사용했다. 중국인의 취향에 맞추기보다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치중했다.
대신 갤러리아 면세점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많이 선보이는 전략을 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미용이나 육아용품에 관심이 많은 점을 감안해 국내 및 수입화장품을 많이 판매했다. 현재 입점해 있는 104개 브랜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화장품으로 총 24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또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잡화브랜드 ‘MCM’ 매장을 넓힌 것도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이 매장은33제곱미터 남짓으로 전체 면세점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보석 브랜드 ‘키린(Qeelin)’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갤러리아 면세점에 입점했다. 키린은 중국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맡고 있어 중국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브랜드다.
갤러리아 면세점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를 차지한다. 강남에 위치한 백화점 중 중국인 매출이 가장 높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해외관광객이 증가하자 일찌감치 외국인 대상으로 무료픽업 등의 VIP마케팅을 선보여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