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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김상조 재벌개혁'의 태풍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5-18 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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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국내 4대그룹을 중심으로 한 재벌개혁 의지를 밝히면서 LG그룹이‘무풍지대’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그룹은 오래전부터 정경유착과 거리를 두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춰내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 박근혜 게이트의 영향이 가장 적었는데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태풍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 '김상조 재벌개혁'의 태풍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상조 내정자는 18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한국경제에 중요한 4대 재벌그룹에 가장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동안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판단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공정위의 역할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승계와 관련한 뇌물의혹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가장 민감한 입장에 놓여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특혜 의혹으로 강도높은 특검수사를 받았다.

김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를 통한 총수일가의 지배와 경영승계 문제를 지적했다. 공정위가 순환출자 관련규제를 강화할 경우 현대차그룹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LG그룹은 김 내정자의 발언에 비춰보면 상대적으로 재벌개혁의 칼 끝에서 비켜날 공산이 크다.

LG그룹은 과거 박근혜 게이트 여파로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이 일제히 위기설에 휩싸일 때 사실상 유일하게 여파를 피해간 ‘무풍지대’로 꼽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의지로 과거부터 전경련 등 정경유착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단체와 연을 끊은데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춰 경영승계 문제와도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공정위원장에 오른 뒤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와 순환출자 해소, 편법승계를 위한 지배구조개편에 불이익을 주는 규제도입 등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이런 규제에 가장 영향을 덜 받을 주요 재벌기업으로 꼽힌다.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이른 2003년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뒤 계열사 지분정리 등을 모두 안정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지주회사와 관련한 정책변화가 이어지겠지만 LG그룹은 대부분의 규제에 해당사항이 없다”며 “경제민주화 법안도입이 활발해져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LG그룹은 지주사 LG가 LG전자와 LG화학,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 등 주요계열사의 지분을 모두 30% 이상 확보해 자회사로 두고 있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구본무 회장과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 구본준 LG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LG 지분율도 1분기말 기준 47.9%에 이른다. 구 상무의 경영승계 가능성도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

오래전부터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히 따르고 있는 만큼 경영권을 놓고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적다.

금융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아 금산분리 논의와도 관계가 없고 지주사가 여러 사업분야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확실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지배구조도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G그룹, '김상조 재벌개혁'의 태풍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김 연구원은 “LG는 대선 이후 각종 규제 가능성에서 자유롭고 불확실성도 가장 적어 안정적”이라며 “외부 영향에 따른 변화 가능성이 적어 가장 적극적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LG그룹도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따른 영향은 일부 받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조사를 강화해 해당 계열사가 부당하게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내부거래비중을 높일 경우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공정위에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감시하는 조사국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특히 LG상사의 물류자회사인 판토스에 구 상무의 지분율이 7.5%로 높아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경영승계 가능성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LG그룹이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박근혜 게이트가 불거진 뒤 4대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전경련에서 탈퇴했다. 재벌개혁 규제에 영향을 받게 될 경우 적극적으로 선제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내정자는 “재벌기업의 불건전한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이 한국경제의 발전을 막는다는 문제의식에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완벽히 생각이 일치한 만큼 공정한 질서를 만드는 데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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