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해 실적정상화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여 사장은 투자금융(IB)분야에 집중해 대형 증권사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 입지를 넓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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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 |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본격 흑자 경영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여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흑자기업으로 재탄생’으로 잡고 실적반등을 위한 전략으로 투자금융 분야를 확대해왔다.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에 투자금융 부문에서 263억 원, 자산관리(WM)부문에서 301억 원, 트레이딩 부문에서 85억 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특히 투자금융 부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37%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가연계증권 운용손익이 안정됨에 따라 트레이딩 부문의 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5건의 부동산 대체투자를 체결하는 등 투자금융을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최대 자동차 복합단지인 도이치 오토월드 금융주관사로 선정돼 하반기부터 35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한다.
벨기에 브뤼셀 레오폴드에 있는 오피스빌딩인 ‘스퀘어 디 뮤즈8’에도 600억 원을 투자해 임대수익을 거둬들이는 동시에 재매각(셀다운)도 추진하고 있다.
여 사장은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여파로 적자난에 시달리는 한화투자증권에 구원투수 역할로 지난해 2월 투입됐다.
문제가 된 홍콩항셍기업지수(HSCEI) 관련 주가연계증권 손실은 만기가 3년 정도로 길다. 2018년까지 한화투자증권의 실적에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지적에 따라 여 사장은 실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이 아직 안정기에 돌입하지 않아 한화투자증권의 분기별 순이익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남은 2~4분기 역시 흑자를 달성할지는 미지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59억 원, 737억 원의 순손실을 내 회사 안팎으로 우려를 받았지만 3분기에 44억6천만 원의 흑자를 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다시 4분기에 262억5천만 원의 적자를 봤고 올해 1분기 175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이다.
여 사장이 대형 증권사와 경쟁이 치열한 투자금융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삼은 점이 부담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재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3분기부터 단기금융업을 비롯한 종합금융투자업무를 준비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종합금융투자업으로 조달한 자금을 투자금융에 일정비율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고 단기금융 사업은 결국 수신자금의 운용 역량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투자금융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본이 8320억 원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초대형 종합금융사업에 진입하는 것은 사실상 먼 이야기이고 중소형 증권사들의 고민이긴 하다”면서 “당장의 목표는 올해 흑자전환인 만큼 여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