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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이 LS그룹 비상경영 선포한 이유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9-29 19: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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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이 LS그룹 비상경영 선포한 이유  
▲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LS그룹의 성장이 정체됐다고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다. 특히 LS전선이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자칫 그룹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강력한 구조조정 주문

구 회장은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계열사 연구개발 보고회를 다니면서 거듭 비상한 경영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6일 사장단 20여 명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우리 그룹은 지속성장을 결정하는 중대기로에 서있다”며 “전 임원들이 끝장을 보겠다는 승부근성과 목표달성을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2009년 이후 그룹의 주력사업이 정체상태이고 신사업 분야도 성과가 미흡하다”며 “여기 모인 최고경영자들부터 위기의식을 갖고 환골탈태 의지로 경영에 임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3년 이내에 LS그룹 세전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구 회장은 29일 경기 안양에 위치한 LS타워에서 열린 ‘LS T-Fair 2014’에 참석했다. LS T-Fair는 주력 계열사들이 연구개발 보고와 전시를 하는 자리다. 2004년부터 10년째 그룹차원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실시해왔다.

구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과 각 계열사 사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연구소장 및 연구위원 등 임직원과 협력회사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활동을 펼쳐야 한다”며 “기술 융복합과 시너지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LS만의 브랜드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력 계열사 LS전선 경영정상화 시급

구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구조조정 등 비상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LS그룹의 정체된 실적 때문이다.

LS그룹의 상반기 매출은 2조20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줄었다. LS그룹의 전체 세전이익은 수년 동안 4000억 원대에 머물렀다.

LS그룹의 50개 계열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0조 원을 넘었다. LS그룹의 총자본보다 1조 원 가량 많다. 부채비율 200%가 넘는 계열사가 15곳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계열사도 4곳이나 된다.

LS그룹은 전선부문의 LS전선과 LS산전, 에너지 부문의 예스코와 E1이 주력 계열사다. 이들 4개 계열사의 매출합계는 LS그룹의 65%를 넘는다.

그런데 이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LS전선의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4조5958억 원 매출과 87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1년 1720억 원, 2012년 370억 원에 이어 3년째 적자다.

국내 전선업계 1위를 자랑하는 LS전선의 기업가치는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LS전선은 2조 원 가량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384%에 이르렀다.

LS전선은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계획도 뒤로 미뤘다.

LS전선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법인의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해외사업을 안정화시킨 뒤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LS전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음달 31일 1725억 원 상당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장계획이 미뤄지면서 주가가 4년 전 실시한 유상증자 당시 가격보다 40% 가량 떨어졌다.

LS전선의 경영이 악화된 이유는 자회사 JS전선이 원전납품 비리에 연루된 데다 2008년 인수한 미국 전선회사 수페리어 에식스가 계속 적자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수페리어 에식스는 최근 ‘돈먹는 하마’로까지 불리며 LS전선이 인수합병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페리어 에식스는 올해 1분기에만 157억 원의 순손실을 냈고 부채가 1조56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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