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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배력 확보할까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7-05-07 03: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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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배력 확보할까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대표이사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상장시점에 현대커머설을 통해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여 1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중간금융지주사법 도입이 사실상 무산된 점은 정 부회장이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정태영, 현대카드 재무적투자자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까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대카드의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어피너티에쿼티 등 사모펀드들이 GE로부터 현대카드의 지분 23.99%를 사들여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사모펀드(PEF)인 어피니티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칼라일그룹 계열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를 2020년 2월까지 상장해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자금회수를 돕기로 약속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 지분을 기존 주주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커머셜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지분 소유주를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36.96%, 현대커머셜 24.55%, 어피니티컨소시엄 23.99%, 기아차 11.48%다.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승계시점과 맞물려 금융계열사 수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재무적투자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상장시점에 이들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둘째사위로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등 3곳의 대표이사와 현대라이프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아 현대차그룹 금융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지분을 살펴보면 현대커머셜 지분 16.67%만 보유하고 있다. 아내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도 현대커머셜 지분 33.33%를 보유하고 있어 두 사람의 지분을 합치면 50%에 이른다.

정 부회장이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소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현대커머셜을 앞세워 매입하면 지분 48.54%로 현대카드 1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만약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이 현대차와 기아차에게 넘어가면 정 부회장이 현대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결국 상장 이전까지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재무적투자자들을 우호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간금융지주사법 도입 무산, 정태영에게 긍정적

정 부회장이 현대커머셜을 통해 현대카드의 최대주주가 돼도 현대커머셜 지분 50%를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는 없다.

게다가 현대커머셜은 현대차그룹 상용차부문의 할부금융을 독점하는 회사로 현대차 입장에서도 필요한 금융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태영,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배력 확보할까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카드 다음으로 덩치가 큰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지분도 현대차 등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지분은 현대차 59.68%, 기아차 20.10%씩 소유하고 있다.

결국 현대커머셜을 발판으로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의중이 더욱 중요한 셈이다.

중간금융지주사법 도입이 불투명해진 점이 정의선 부회장에게는 악재지만 정태영 부회장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중간금융지주사법은 박근혜 게이트로 논의가 멈춘 데다 금산분리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실상 상당기간 동안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정점으로 하는 중간금융지주사를 꾸려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새 정부가 등장할 경우 이런 가능성의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태영 부회장 입장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금융계열사를 계열분리해야 되는 만큼 금융계열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금융계열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정태영 부회장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가장 순조롭게 계열분리를 하고 이후 협력관계도 유지할 수 있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정태영 부회장만큼 영향력을 확보한 인물도 없는 데다 ‘정몽구 회장의 사위’라는 가족 테두리 안에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 3명 가운데 경영일선에 있는 인물은 정태영 부회장뿐이다.

맏사위인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은 현대차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고 있고 셋째 사위였던 신성재씨는 2014년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와 이혼한 뒤 현대차그룹을 떠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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