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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플랜' 스틸이미지. |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도 분명하지만 선거가 여전히 ‘민주주의 꽃’으로 불리는 이유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일 게다.
승자독식의 선거에서 출마한 당사자나 관련자들에겐 결과에 따라 정치적 명운이 오갈테지만 말이다.
장미대선이 바짝 다가오면서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들에도 관심이 높다. 영화가 언제나 주목하는 것 역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영화 ‘더플랜’이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이 ‘프로젝트 부(不)’란 타이틀을 걸고 기획한 다큐멘터리 3부작 가운데 첫 번째다.
영화는 유튜브를 통해 먼저 공개됐는데도 20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주요 영화예매사이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크린 수 147개로 웬만한 상업영화 못지않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도 이미 100만 뷰를 넘겨 온오프라인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탄생한 2012년 대선을 둘러싼 개표조작 의혹을 다뤘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은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 과학적이고 전문가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설득력과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영화는 지난 대선에서 미분류표의 상대득표율이 박근혜 후보가 높았던 데 주목하면서 전자개표의 문제점, 프로그램 해킹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컴퓨터공학자, 수학자, 통계 전문가 등 30여 명이 인터뷰에 나서 숫자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에 연출을 맡은 최진성 감독은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 등으로 독립 다큐멘터리영화계에서 ‘한국의 마이클 무어’로 불린다. 그는 이번 영화제작을 위해 실제 파주의 한 세트장에 가상 투표소를 마련하고 전자개표기의 집계과정을 실험해보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 제작진이 밝힌 의도는 ‘선거개표에 부정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행사할 소중한 한 표에 어떠한 부정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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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킹 메이커' 포스터. |
선거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다. 뚜껑이 열리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면에 숱한 에피소드가 생겨난다. 더플랜은 개표를 둘러싼 숫자에만 집중한 다큐영화로서 충분히 흥미로운데 선거과정을 다룬 영화들도 적지 않게 만들어졌다.
선거에 뛰어든 다양한 인물들, 고도의 전략이 판치는 음모론의 세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이 중심을 이룬다.
나아가 얼룩진 정치선거판 이면에 가려진 권력의 속성과 이를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을 까발리며 오늘날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와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내기도 한다.
최근작 가운데 선거를 소재로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를 꼽으라면 ‘킹메이커’를 들 수 있다. 2012년 배우 조지 클루니가 감독하고 출연도 했던 영화다. ‘라라랜드’로 세계적 팬덤을 얻은 라이언 고슬링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선거캠프의 전략가로 나온다.
네거티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후보 개인의 이미지(영화에선 중후하게 잘생긴 조지 클루니)와 달콤한 공약이 얼마나 허상에 불과한지를 돌아보게 한다. 대선을 앞두고 다시 볼만한 영화다.
한국영화로 지난해 개봉된 ‘아수라’도 선출권력과 폭력, 비리, 돈으로 얽힌 검은 커넥션을 다뤘다. 황정민씨와 정우성씨가 각각 악의 축으로 대결을 벌였는데 물리적 폭력만 난무하는 느와르액션에 그치고 말았다.
최민식 곽도원 라미란씨 주연의 특별시민도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차기 대권을 노리고 서울시장에 뛰어든 후보들의 대결을 다뤄 선거의 계절을 맞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