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사드문제로 주춤한 사이에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안방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1분기 중국에서 판매감소를 겪으면서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수혜를 크게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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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 중국에서 각각 20만5048대, 8만9121대를 팔았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판매는 각각 14%, 36% 줄었다.
반면 지리자돋차, 창안자동차, 장성자동차 등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1분기에 안방에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리자동차는 87.6% 늘어난 24만9307대 팔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창안자동차는 10.9% 늘린 33만7538대를, 장성자동차는 8.2% 증가한 22만149대를 각각 팔았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판매규모 면에서 현대기아차를 바짝 뒤쫓고 있는 데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현대기아차의 지위를 위협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점유율은 지난해 말 7%대에서 올해 3월에 5%대까지 떨어졌다.
현대기아차가 사드문제로 중국에서 부진을 겪는 동안에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안방을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면 글로벌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의 경쟁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일본완성차 회사들이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으로 중국에서 6개월 동안 판매감소를 겪은 점을 감안하면 현대기아차의 중국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어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중국 완성차회사들은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완성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는 2005년에 인수한 영국 브랜드 MG로워의 기술을 기반으로 승용차 5종과 SUV 9종을 개발하고 있는데 닛산과 같은 글로벌 완성차에 필적하는 품질을 갖춘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독자적인 친환경차 브랜드 링크앤코를 출범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연말 중국에서 링크앤코 차량을 출시한 뒤 내년부터 북미, 유럽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부진을 극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판매 가운데 중국판매는 20%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기아차는 19일 개막하는 상하이오토쇼를 기점으로 중국에서 신차를 적극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상하이오토쇼에서 선보이는 중국 전략형 신차는 모두 4종이다. 현대차는 중국형 소형SUV와 중국형 쏘나타 뉴라이즈를, 중국형 소형SUV와 중국형 소형CUV를 선보인다.
현대기아차가 한 오토쇼에서 신차 4종 이상을 선보이는 것은 이례적인데 현대기아차에 중국부진을 극복하는 일이 그만큼 절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사드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완성차와 중국 완성차 사이에 끼인 탓에 판매부진을 겪게 된 것”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SUV를 출시하면서 판매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중국 완성차회사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