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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젤 공동창업자인 홍성범 서울리거 원장(왼쪽)과 문경엽 휴젤 대표. |
보톡스 전문기업인 휴젤이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에 매각된다.
휴젤 공동창업자인 문경엽 대표와 홍성범 서울리거 원장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가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는데 더 이상 다투기보다는 휴젤을 매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 휴젤, 경영권 매각 추진
휴젤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주식 매각을 통한 포괄적 경영권 양수도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휴젤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휴젤의 최대주주인 동양에이치씨가 보유한 지분 100%를 베인캐피탈에 매각하는 안건과 베인캐피탈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총 매각규모는 4727억8천만 원에 이른다. 매각절차가 끝나면 베인캐피탈은 휴젤 지분 45.32%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베인캐피탈은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1984년 분리된 사모펀드로 750억 달러(약 85조 원)의 전략운용자산을 보유한 초대형 사모펀드다.
베인캐피탈은 미국 최대 민영의료기관 운영업체인 HCA나 미국과 영국의 대형의료기관인 Acadia, 인도 대형제약회사인 Emcure, 중국 병원전문그룹인 APMG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시장의 ‘큰손’이기도 하다.
◆ 휴젤, 경영권 분쟁을 매각으로 해결
휴젤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휴젤의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리게 됐다.
휴젤은 생화학 박사인 문경엽 대표와 성형외과 의사인 홍성범, 신용호 원장이 주도하고 40여 명의 의사들이 출자해 2001년 설립한 기업이다.
2003년 보톡스 자체개발에 성공했고 2010년 보톡스제품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201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휴젤은 최대주주인 동양에이치씨가 지분 24.36%를 보유하고 있는데 동양에이치씨는 문 대표와 홍 원장이 각각 43.3%씩 동일하게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명목회사(페이퍼컴퍼니)다.
문 대표와 홍 원장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홍 원장은 지난해 11월 동양에이치씨의 지분을 50.75%로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랐고 휴젤에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이후 올해 1월 문 대표 해임안건을 놓고 임시주총 소집도 추진했다.
휴젤은 홍 원장 측의 경영참여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3월 홍 원장과 심주엽 동양에이치씨 대표를 휴젤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휴젤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문 대표와 홍 원장이 경영권 분쟁의 해결방안으로 제3자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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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젤은 2015년12월24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
◆ 휴젤, 글로벌시장 진출 날개 다나
휴젤이 베인컴퍼니에 매각되면 휴젤의 글로벌시장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해외 24개 국가에서 보톡스 제품인 ‘보툴렉스’를 판매하고 있다. 30여개 국가에서는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매출 1242억 원, 영업이익 633억 원을 냈는데 전체 매출의 54%를 해외에서 거뒀다.
휴젤은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12월에 임상3상을 승인받았고 유럽은 2016년 3월에 임상3상을 승인받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6년 3월부터 임상3상을 시작했다.
휴젤의 제품 경쟁력과 베인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인컴퍼니는 휴젤과 유럽지역 판매계약을 맺은 독일의 대형 제약사 스타다를 최근 인수하기로 했다.
휴젤의 사업다각화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보톡스 뿐만 아니라 필러, 코스메슈티컬 등의 사업도 하고 있다. 베인컴퍼니는 지난해 AHC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화장품 전문회사 카버코리아를 인수했다.
휴젤 관계자는 “진정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