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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2015년 8월19일 SK하이닉스를 방문해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 세번째)을 격려하고 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일본 도시바반도체 인수전에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낸 도시바반도체 입찰가는 경쟁사들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 회장이 강력한 인수의지를 보이면서 SK그룹 차원에서 과감하게 베팅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의 승리를 위해 SK그룹 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일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은 13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캠퍼스에서 특강을 마치고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바인딩’ 입찰이 아닌 논바인딩 입찰이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 입찰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만 홍하이그룹이 도시바 인수전에 3조 엔을 써내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최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과 관련해 직접 입찰과정과 인수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일본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잡고 3월29일 도시바반도체 인수전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은 대만 홍하이그룹과 미국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등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홍하이그룹이 30조 원을,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20조 원가량을 제시해 경쟁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이런 회사들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의 유보금은 지난해 말 기준 4조 원대로 경쟁자인 홍하이그룹보다 자금력에서 밀린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인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최 회장이 직접 강력한 인수의지를 밝히면서 SK그룹이 도시바 반도체 실사 이후 이른바 ‘풀베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회장은 신중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경영스타일로 유명하다.
최 회장은 반도체분야의 문외한이었지만 2011년 하이닉스 인수를 앞두고 반도체분야 학습모임을 만들어 공부했고 반도체사업을 놓고 확신을 품었다고 한다. SK그룹은 2011년 하이닉스 인수가로 시가보다 10%이상 비싼 3조4267억 원을 써냈고 결국 인수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사업을 SK그룹의 중심에 놓고 있다. 지난해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만나 낸드플래시분야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2위의 낸드플래시 생산업체다. 낸드플래시분야 5위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낸드플래시시장은 단숨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체제로 재편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