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새 게임기 ‘엑스박스원’의 출시를 이틀 남기고 전격 취소했다.
MS는 취소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일본에서 판매급감과 중국정부의 반독점 혐의 조사 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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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MS가 23일로 예정됐던 중국 엑스박스원 출시를 취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 MS는 “최고의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출시일을 바꿨다”며 “엑스박스원은 연말 중국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갑자기 출시일정을 취소하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엑스박스원 판매가 부진한 탓에 MS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 진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MS는 일본시장에서 소니와 닌텐도에게 밀려 게임기의 판매가 저조했다. 새로 나온 엑스박스원의 판매량은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엑스박스원은 최근 일본에 출시됐는데 4일 동안 2만3500여 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오리지널 엑스박스는 일본에서 출시된지 첫 주말에 12만4천여 대가 팔렸으며 이후에 나온 엑스박스360은 6만2천여 대가 팔렸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엑스박스원이 중국에서 이미 10만 대의 선주문을 받았지만 중국의 13억 인구를 고려하면 관심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MS가 중국의 불법복제를 우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불법복제가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어 정품 판매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엑스박스원의 가격이 399달러로 너무 비싸다고 볼멘 소리를 낸다.
포브스는 “중국의 비디오게임 암시장이 거대하기 때문에 정품게임과 게임기를 사는 소비자들이 적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중국정부가 MS를 상대로 반독점 법규를 위반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SAIC)은 지난 7월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MS 중국지사 4곳을 예고없이 압수수색했다. 지난 2일 MS에 20일 내로 공식서면을 통해 독점혐의를 해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MS는 지난 4월 중국 베스TV와 협력해 중국에 엑스박스원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스TV는 중국 상하이 미디어그룹의 자회사다.
MS는 엑스박스원이 중국의 게임기 판매 금지령이 해제된 후 처음으로 판매되는 가정용 콘솔 게임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중국과 한국시장에 9월23일 출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