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합병된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영업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부진했는데 이번 합병으로 브랜드만 남고 CJ시스템즈에 흡수된다.
CJ그룹은 22일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비율은 약 1대 0.026이다.
|
|
|
▲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
합병은 CJ시스템즈가 존속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CJ올리브영의 브랜드만 유지되고 회사는 소멸된다. 새 통합법인의 이름은 ‘CJ이노플랫폼’(가칭)으로 정해졌다.
CJ시스템즈는 이번 합병과 관련해 “IT시스템 구축 및 운영업을 영위하는 CJ시스템즈는 유통과 물류분야의 IT역량을 강화하고 CJ올리브영은 국내외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유통회사로서 성장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시스템즈는 CJ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이며 CJ올리브영은 헬스와 뷰티사업을 하는 비상장 자회사다.
두 회사의 합병안은 다음달 31일 주주총회에 상정되며 채권단은 다음달 31일부터 12월1일까지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합병기일은 12월2일로 예정됐다.
이번 합병은 CJ올리브영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영업적자가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데 대해 자구책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유통과 IT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종간 합병인 데다 그동안 CJ올리브영에 대한 여러 자구안이 성과를 내지 못해 합병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1999년 국내 최초로 신사점을 오픈하며 드럭스토어형 복합매장을 국내에 선보였다.
드럭스토어형 복합매장은 외국의 경우 약국에서 팔던 의약품이나 건강식품뿐 아니라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복합매장이다. CJ올리브영은 미용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무리한 출점과 과도한 경쟁으로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는 등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만 해도 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2년 영업이익이 8억 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 3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이 이처럼 고전하기 시작한 것은 경쟁회사의 잇단 진입으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GS의 왓슨스, 코오롱웰케어의 더블유스토어 등 현재 전국 600개가 넘는 매장이 생겨났다.
이와 함께 무리함 점포확장도 CJ올리브영의 경영실적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2010년 92개였던 CJ올리브영의 점포는 현재 375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판매촉진비와 관리비가 늘어 유지비용이 그만큼 많이 든 것이다.
|
|
|
▲ 허민호 CJ올리브영 대표 |
또 저가 브랜드화장품숍이 늘어나 할인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점도 CJ올리브영의 발목을 잡았다.
허민호 CJ올리브영 대표는 올해 내실경영을 내세워 실적 만회에 나섰으나 수익성 개선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보이지 못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유통과 IT를 결합한 CJ이노플랫폼은 리테일에 최적화된 IT시스템을 기반으로 H&B스토어사업 내 1위를 공고히 할 예정“이라며 “기존 방송·물류 SI 사업도 리테일 기반의 시스템 솔루션사업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돼 합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