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해 재벌총수를 포함한 자산가 20여 명이 총 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국내에 들여와 금융감독원이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해외에서 증여성 자금을 들여온 국내 입금자들의 서류를 은행에서 건네받아 정밀검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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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
증여성 자금은 대가없이 주고받은 돈으로 해외에서 2만 달러 이상을 국내로 들여올 때 반입목적 등 확인서를 거래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자산가 20여 명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이수영 OCI 회장, 황인찬 대아그룹 회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 이승관 경신 사장, 카지노업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반입자금이 투자수익금과 부동산 매각대금 등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해외투자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거래법은 국내거주자가 해외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을 취득할 때 거래은행에 사전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은행이 의심거래라며 돈 지급을 거부하자 뒤늦게 국세청에 해외계좌신고를 하고 돈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감독원은 반입자금 일부가 비자금이나 탈루소득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의심거래는 2011~2014년 국내 반입된 거액의 자금 중 일부를 표본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20명의 조사를 마친 뒤 조사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93억 원 가량을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오래 전 신 회장이 투자한 여수석유화학이 롯데물산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롯데물산 주식을 일부 매각했는데,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기 위해 송금 받은 것”이라며 “이것은 신고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