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소형전문점으로 젊은 고객층 확보에 속도를 낸다.
백화점 성장이 둔화하면서 그동안 손이 닿지 않았던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가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대규모 점포에 문화시설을 늘려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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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의 패션전문점 '엘큐브' 홍대점.<뉴시스> |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소형전문점으로 20~30대 고객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31일 패션·잡화·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패션전문점 '언더라이즈'를 론칭한다.
언더라이즈 1호 매장은 31일 현대백화점 대구점에 문을 연다. 규모는 400㎡(120평가량)로 기존 백화점 의류매장을 8개 정도 합쳐놓은 크기다. 6월에는 무역센터점, 9월 목동점에 점포를 늘린다.
언더라이즈는 신진 디자이너의 브랜드로 채워진다. 삼청동 인기 여성복 '스테이피플', 수제 생활용품 브랜드 '이레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서울 주요상권에 로드숍도 열 계획을 세워뒀다. 이태원·가로수길 등 20~30대 젊은 고객들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언더라이즈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가치 소비성향이 강한 20~30대 젊은 고객이 타깃"이라며 "젊은 고객들이 몰리는 상권을 적극 공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이런 전략은 규모는 조금 달라도 롯데백화점의 엘큐브와 방향이 비슷하다.
롯데백화점 역시 '미니백화점' 엘큐브로 젊은 고객 끌어들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엘큐브는 롯데백화점이 20~30대를 겨냥해 내놓은 2~5층 크기의 전문점이다. 언더라이즈보다는 크지만 역시 작은 규모가 특징이다.
언더라이즈와 엘큐브 등 소형 전문점의 강점은 타깃 고객층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백화점은 모든 연령층의 수요와 요구를 충족해야 하지만 전문점은 상권별로 핵심고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매장을 구성할 수 있다.
그동안 백화점에 끌어오기 힘들었던 신규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40대 이상 고객의 매출 구성비는 2010년 54.7%에서 2015년 60.8%로 6.1% 증가한 반면 20대 이하 고객은 14.6%에서 10.4%로 4.2% 감소했다.
엘큐브는 작은 몸집을 활용해 대형상권에서 벗어나 젊은층이 많은 골목골목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홍대입구, 이대, 가로수길 등 젊은층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 에 각각 다른 패션전문점 콘셉트로 1호, 2호, 3호점을 개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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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의 패션전문점 '언더라이즈' 조감도.<현대백화점> |
이 전략은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엘큐브 홍대점과 이대점, 가로수길점의 20대 이하 고객의 매출 구성비는 80%에 이른다. 이 신규고객들 가운데 상당수는롯데백화점으로 유입됐다.
규모가 작은 만큼 상권과 유행에 따라 매장구성에 유연한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30일 세종시에 엘큐브 4호점의 문을 연다. 이번엔 ‘리빙’이 콘셉트다. 30~40대 패밀리 고객이 많은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4월 부산시에도 5호점을 추가로 열고 2020년까지 100개 점포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니백화점의 장점을 살려 유행이나 계절에 따라 매장구성을 바꿀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