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시아지역 신규 데이터센터를 부산에 세우려 한다. 외국기업의 단위 공사로는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전기 먹는 하마에 전력사정은 괜찮나’ 하는 물음이 나오고 있다.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 |
MS가 홈페이지에 부산지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매니저(PM) 채용 공고를 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MS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설립할 목적으로 11일과 12일 사업설명회를 열었다는 사실이 얼마 전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설립 장소는 부산이 유력하다.
MS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 클라우드 서비스가 갈수록 활성화돼 신규 데이터센터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IDC는 2016년까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클라우드 시장이 163억달러(17조4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MS의 새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다. 곧 한국 사용자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한국MS는 관여하지 않고 본사 주관 하에 중국MS 투자로 건립된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외국을 연결하는 국제 해저케이블의 90%를 지나는 부산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전력 문제다. MS가 최종 부지선정을 놓고 일본과 한국을 저울질하다가 한국으로 기운 것은 전기요금의 차이가 컸다. 한국의 전기요금 단가는 2011년 기준 ㎾h당 90.32원으로 일본의 249.8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렴하다.
MS는 새 데이터센터 건설 후 연간 1조원 가량의 유지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70% 이상이 전력 소비와 관련된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 센터를 지을 경우 일본에 지었을 때보다 수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쉴 새 없이 전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린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 중 12%가 서버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사용된다. 때문에 페이스북은 미국 외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극지방에 위치한 스웨덴 북부에 짓기도 했다.
2011년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0년 전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전 세계 전력소모의 1.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한 곳의 평균 전력 소모량은 연간 4만㎿h로 전기료만 28억원에 달한다.
2012년 다음 커뮤니케이션 본사가 제주도로 이사할 때 데이터센터를 이전하지 못한 이유도 전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조사결과 다음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제주도 전체 전력소비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MS의 데이터센터 역시 LNG복합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여름과 겨울철마다 전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는 외국기업은 MS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2012년부터 한국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타진하고 있다. 톰 퍼롱 페이스북 데이터센터 부지운영담당임원은 지난해 12월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아시아 전체에 서비스할 인터넷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3D와 PLM(제품수명주기관리) 솔루션 업체 다쏘시스템의 버나드 샬래 회장도 지난해 11월 방한해 “한국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한국에 인터넷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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