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중국사업을 접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통해 “롯데그룹이 성주골프장을 사드부지로 제공한 것은 정부의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우리에게 정부의 요청을 거절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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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 회장은 중국정부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깜짝 놀랐다”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국을 사랑한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중국에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현재 2만5천여 명의 직원이 현지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신 회장이 중국을 ‘조상들이 살던 땅(describing it as the land of his ancestors)’으로 묘사하며 중국과 중국사업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신 회장은 출국금지 조치로 지난 1월에 계획했던 중국 방문이 무산됐다며 방중이 허락됐더라면 긴장을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중국과 관계를 개선할 새 대통령이 선출돼 롯데그룹 사업운영이 정상화하길 바란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상황이 해소되길 희망한다”며 “지금은 해답이 없다”고 답답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해 “돈과 힘을 들여 그룹의 지배구조를 새로 바꾸는 것보다 계열사들의 성장기회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며 “롯데그룹의 구조를 바꾸려면 자사주를 사들이고 다른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 것 같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 처방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놓고 “여전히 화해를 바란다”며 “어릴 때 매우 가까운 사이로 자랐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롯데그룹 50주년과 롯데월드타워 개장을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