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인적분할로 지주회사가 세워지면 삼성물산이 그 지주사와 합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한데 그 시기는 빠르지 않을 수 있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물산 주가는 23일 전일보다 2.24%(3천 원) 오른 13만7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17일 구속수감된 뒤 하락세를 보이며 6일 11만8천 원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2주 사이 반등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구속과 재판 등 대외 이슈와 무관하게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지배구조개편 기대가 다시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삼성물산을 놓고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수혜주가 되리라는 기대를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삼성그룹은 24일 삼성전자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들이 주주총회를 일제히 연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개편과 관련한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주총을 하루 앞두고 1%이상 내린 반면 삼성물산은 오히려 올랐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총에서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예정대로 전환, 시기 미확정이나 궁극적으로 전환, 미언급 혹은 철회”의 3가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삼성물산에 긍정적이라고 이 연구원은 바라봤다.
그는 “첫번째 시나리오는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후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어날 것이고, 두번째 시나리오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전환해 합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다”며 “마지막으로 철회한다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모두 좋지 않은 결과지만 최근 경제민주화법안 추진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이 않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개편의 중심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과 삼성물산 합병 등의 계획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합병까지 기대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2건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통합 삼성물산의 잠재적 가능성도 아직 실현되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슈퍼주총데이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 16개 상장사가 이날 일제히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 주총에는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2가지 안건만 상정됐다.
이날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재용 부회장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개편 관련 주주들의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처음 시행하는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유지 여부도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4일 "지주사 전환 검토 작업은 그룹 이슈와 관계없이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이라며 "차질 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