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과 함께 점진적 금리인상 속도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단기적으로 미 달러화 약세와 국내증시 호조세 등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한국경제는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 부실화와 외국자본 유출 등의 문제에 마주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 지속 전망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연준위원들의 긍정적인 경제전망과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현재 지속되고 있는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좀 더 연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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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
연준은 14일~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3월을 포함해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초 글로벌자금이 위험자산을 선호한 배경에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제성장 기대감과 미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정상화 기조가 있었다”며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결과는 후자의 불확실성의 거의 해소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연준이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미 달러화는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 이미 연준이 매파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것에 미리 대비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융완화정책 기조 약화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선호 정책 등이 맞물리며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증시는 단기적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결정을 계기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신흥국 자산의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이 형성된 한국이 외국인투자자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와 자본이탈 우려
다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금리인상은 달러화 가치를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까지는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미국 실물경제가 개선되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꾸준히 올릴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원화 약세,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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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개인대출상담을 받는 모습. <뉴시스> |
이에 따라 국내수출은 중장기적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한국수출품의 달러화 표시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대미무역의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신흥국들의 경기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흥국을 상대로 하는 수출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신흥국 수출비중은 전체 수출의 57.3%를 차지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9조 원가량 늘어난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인 1344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 소비 감소로 이어져 내수경기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폐업위험도가 7%∼10.6%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미 연준이 계획대로 올해 두차례 추가로 금리를 높이면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에서 이탈할 유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