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받을 영향을 놓고 증권업계의 분석이 엇갈렸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 6일 “중국 자동차판매 성장률이 올해 4%로 떨어지지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신차투입, 신공장 가동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려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드배치에 따른 불매운동이 불거지면 점유율과 공장 가동률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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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는 2014년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이 9.4%까지 늘어났지만 그 뒤 입지가 좁아졌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레저용 차량 제품군이 약했고 신차는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 현지 완성차회사들이 경쟁력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빼앗은 탓이 컸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점유율은 2015년 8.1%, 지난해 7.5%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자동차판매 성장률이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베르나, K2, 중국형 SUV 등 신차를 투입해 점유율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드배치로 중국에서 불매운동이라는 역풍을 맞을 경우 점유율을 회복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중국차회사와 경쟁에서 힘에 부칠 수 있다.
송 연구원은 “중국 현지회사들과 경쟁이 가중되는 시기에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면 중장기적으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현대차가 올해 4공장, 내년 5공장을 완공하려는 상황에서 관련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이 중국에서 일어나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회사보다 자동차 부품회사가 더욱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송 연구원은 봤다.
그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경우 중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0~80%로 10% 정도인 완성차회사보다 높은 편”이라며 “국내 부품회사들이 최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회사와 중국 현지회사들과 거래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 매출에서 한국 완성차의 비중이 60~100%로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사드배치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중국에서 일어난 일본차 불매운동과 한중 양국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사드보복 영향은 일시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또 현대차는 중국에서 판매 중인 차량의 99%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반한국주의가 깊게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불매운동이 중국에서 일어나더라도 일본차 불매운동처럼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일본정부가 2012년9월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하면서 중국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이 빠르게 진행됐다. 당시 토요타의 중국판매는 2012년 9월 5만 대에서 10월에 2만1천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일어난 지 2개월 뒤인 2012년 11월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중국인을 고용해 중국형 모델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어 반한감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기차와 50:50 지분구조로 중국법인을 설립했으며 현대차 중국법인의 수익은 최종적으로 베이징기차의 대주주인 베이징시가 회수한다. 현대차는 또 중국에서 생산직 전원을 현지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가깝게 보면 국내에서 현대차와 경쟁하고 있는 한국GM이 있다”며 “국내에서 반미감정이 형성되더라도 한국GM 등 국내에서 생산체제를 구축한 회사의 인식이 나빠지는 일은 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