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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평우 변호사가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대심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가 ‘막장 변론’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재판정 변론 도중 “내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등의 막말을 서슴지 않았는데 대한변호사협회는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 우상호 “김 변호사, 내란선동”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헌재에서 벌어진 풍경은 정말 가관이었다”며 “대통령측 변호인단이 헌재재판관까지 유린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김 변호사의 ‘탄핵이 인용된다면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이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이런 표현은 그분들이 싫어하는 공산당이 하는 말 아니냐”며 “이게 바로 내란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평우 변호사는 22일 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이 사건은 재판관 9명 전원 이름으로 선고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내란 상태로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심판을 국민이 결정하도록 맡기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전면 충돌해 서울 아스팔트길 전부가 피와 눈물로 덮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의 ‘막장 변론’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탄핵소추 사유와 관련해 “뇌물, 직권남용, 강요죄를 모두 더해 ‘섞어찌개’를 만들었다”고 비난한 데 이어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청구인(국회)측의 수석대리인’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재판정에서 공공연히 내란을 언급하는가 하면 ‘북한식 정치 탄압’‘국회가 야쿠자인가’ 등 근거 없는 공세적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정미 헌재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 “말씀이 지나치다. 그런 말을 감히 법정에서 하면 안 된다”며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장도 문제가 있다. 3월 13일 퇴임에 맞춰 재판을 졸속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고 되받았다.
그는 또 “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것이 정도인데 약한 여자 하나(박 대통령)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김 변호사의 발언을 두고 징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대한변협 당선자는 언론인터뷰에서 “변호사가 재판부에 과도하게 불경한 언어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변호사 품위유지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페이스북에서 “김 변호사의 막말은 단순히 변호사의 품위손상을 넘어 법정모욕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대한변협에 징계를 요구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탄핵심판을 엎으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며 “뻔히 각하될 것임을 알면서도 주심을 기피하겠다고 덤빈 것 역시 나중에라도 공정성을 문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누구인가
김 변호사는 16일 14차 변론때부터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등신불’‘무녀도’ 등을 쓴 소설가 김동리씨의 차남이자 제9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김진만 전 의원의 사위이기도 하다.
경기중.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1967년 제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방법원,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에서 판사를 지냈다.
1997~1999년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2000~2001년 현재증권 법률담당 부사장, 2006~2008년 서강대 법과대학 교수를 지냈다. 2009년 제 45대 대한변협 회장에 당선돼 2년 동안 활동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하기 전부터 탄핵반대 의견광고를 일간지에 내는 등 줄곧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1월 중순에는 ‘탄핵을 탄핵한다’라는 책도 발간했는데 이 책에서 “이번 탄핵은 형식은 탄핵이지만 실제는 민중혁명”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을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바꾸려는 반역운동의 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서는 “여자가 머리 고치는 건 여자가 밥 먹고 옷 입는 것과 같은 생활의 일부”라고 감싸안았다.
출판기념 강연회에서 김 변호사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탄핵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시와 법치, 그리고 신에 대한 도전”이라며 “나는 누가 뭐라 해도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영수 특검을 두고선 “특검이 하는 걸 보면 ‘대한민국이 망할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