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뉴욕타임즈, 가디언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은 이란에 15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전쟁을 멈추기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요구사항 대부분이 전쟁 이전부터 미국이 이란에 요구해 온 내용과 비슷한 만큼 양측이 합의를 보기를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외치는 와중에도 중동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점, 미국에 전쟁 지속을 요구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변국의 태도 등을 고려하면 이란 전쟁은 당장 소강 상태이나 언제 다시 격화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란이 주변국에 폭격을 이어 오면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의 주요 인프라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이 지역을 주무대로 하는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E&A는 중동에서 화공 플랜트 등 인프라 건설이 주력인 기업으로 중동 정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주 잔고 가운데 절반가량인 51%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일감일 정도다.
삼성E&A는 단기적으로 수주 확대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요 발주 국가들이 전쟁의 영향으로 당장 새로운 발주를 낼 형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에 따른 영향은 신규 수주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기대됐던 수주 모멘텀은 하반기로 이연되겠지만 연간 수주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E&A는 중동 지역의 전후 복구 사업이 본격화하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체질 개선과 맞물려 실적 확대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남궁 홍 사장이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사업체질 개선에는 더욱 힘이 붙게 됐다.
남궁 사장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삼성E&A를 이끌어 온 데 이어 다시 3년 임기로 연임에 성공했다.
남궁 사장은 삼성E&A의 사업 방향을 놓고 뉴에너지 사업의 비중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삼성E&A는 올해 들어 뉴에너지 사업조직을 신설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E&A의 뉴에너지 사업에는 LNG, 지속가능항공유(SAF), 암모니아,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비롯해 수처리, 탄소포집 등이 포함된다.
올해 들어서는 사업조직을 기존 화공, 비화공에서 화공, 첨단산업, 뉴에너지로 재편하기도 했다. 뉴에너지의 순이익 비중을 현재 19%에서 2030년까지 50%까지 늘리는 것이 남궁 사장의 목표다.
뉴에너지 사업을 통해 중동 외로 사업 지역의 다변화도 추진한다.
삼성E&A는 인도네시아에서 LNG, 미국에서 저탄소 암모니아, 멕시코에서 메탄올 사업 등을 추진하며 사업체질 개선에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멕시코에서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를 앞둔 저탄소 메탄올 플랜트는 사업규모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NG 역시 앞으로 중동 지역의 인프라 재건 과정에서 사업 확장의 기회를 잡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도 기대된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스 발전은 전력 공급 공백을 보완할 현실적 전원으로 기능한다”며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 역시 과거 원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가스와 LNG를 국가 전략의 핵심 축으로 격상시켰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