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3-12 15: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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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여권이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기 위해 ‘환율 안정 3법’의 19일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여권은 환율 안정 3법의 세제 혜택을 통해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유도함으로써 환율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세제 정책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흐름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일각에서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중동 사태 관련 현안 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환율안정 3법을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1월23일 대표발의한 이른바 환율안정 3법(농어촌특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해외주식 투자 자금의 국내 환류를 유도하는 ‘국내시장복귀계좌(RIA)’ 도입과 환헤지 상품 투자 세제 지원,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률 상향을 뼈대로 한다. 농어촌특별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의 세 군데를 동시에 손질하는 것이라 환율안정 3법이라 이름붙였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 주식에 재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기 위해 도입이 추진되는 계좌다.
환헤지 상품은 환율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익을 줄이기 위해 통화선물이나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환율 변동 위험을 상쇄하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익금불산입률은 기업이 받은 배당금 가운데 일부를 법인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비율을 말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인 1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최근 중동 정세 관련한 금융시장 변동성을 언급하고 “주요 통화 움직임과 괴리된 쏠림 현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원/달러 움직임을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별히 외환시장 안정 조세 3법의 조속한 통과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환율안정 3법을 19일까지 국회에서 통과시키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환율 안정 3법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19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통적인 환율 관리 수단이 아닌 세제 혜택에 중점을 둔 만큼 환율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통상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조정이나 외환시장 개입, 외환보유액 관리 등이 활용되는데 세제 혜택을 통해 환율을 조절하려는 시도는 전례가 드물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집중되는 대목은 RIA 도입이다.
환율안정 3법에 따르면 해외주식을 RIA를 통해 양도한 경우 △2026년 1월~3월까지는 양도소득금액의 100% 공제 △2026년 4월~6일까지 양도소득금액의 80% 공제 △2026년 7월부터 12월까지 양도소득금액의 50% 공제 등의 혜택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환율 안정 3법이 해외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 자금을 겨냥해 국내 증시로 돌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고환율의 원인을 서학개미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개인의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 유출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주요하게 지목되기도 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은 3월9일 ‘자본시장포커스’에 발표한 ‘환율 및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이나 서학개미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증권투자자금 유출액이 2025년 중 1403억 달러에 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이를 주체별로 보면 단일기관으로서 국민연금의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두드러지며 최근에는 개인의 해외투자도 크게 증가하여 2025년 기준으로 이들의 해외증권투자 비중은 각각 29% 및 33%에 달한다”며 “이런 점에서 최근 해외증권투자 확대가 환율상승의 주요인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세제 혜택만으로 서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로 되돌올지 여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요소는 세제 혜택보다는 수익률이기 때문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선임연구위원과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 연구위원은 2월9일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특징 및 성과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모바일 플랫폼의 확산으로 해외투자 접근성이 높아졌고 글로벌 기술주 중심의 높은 수익률과 변동성, 낮아진 투자 장벽,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맞물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 코스피가 소폭 하락하며 장 초반 5600선을 내주며 출발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7.11포인트(0.30%) 내린 5592.84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1480원대로 뛰었다. <연합뉴스>
심지어 현 제도 아래에서도 세제 상으로 해외 투자는 투자 규모에 따라 개인 투자자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자본시장포커스’에서 발표한 ‘환율 및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과세 측면에서도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경우 국내에 출시된 해외주식 관련 상품투자 시 대비 상대적 이점이 존재한다”며 “즉 매매차익의 경우에는 해외주식 거래 시 국내 출시 해외주식형 펀드 상품 대비 높은 세율이 적용되나 해외주식의 경우 기본공제(250만 원) 및 손익통산이 적용되므로 투자수익 규모에 따라 상대적 과세 부담은 변동될 수 있다. 또한 국내 상품과는 달리 양도소득세가 적용되는 해외주식 매매차익의 경우에는 금융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개미들이 국장복귀 세제 혜택을 악용한다면 사실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해외 주식을 RIA에서 매도해 국내 주식을 매수한 뒤, 다른 계좌에서 보유한 국내 주식을 팔아 다시 해외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해외 주식 보유 규모는 유지하면서 양도소득세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1월에 제출된 법안이기에 해외주식을 RIA를 통해양도한 경우 당장 3월까지만 100퍼센트 공제 혜택을 준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점을 포함해 법안이 실제로 효과를 내려면 추가 손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별도로 19일까지 환율안정 3법이 처리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을 심사하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의원이라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임 위원장이 지난 8일 6·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국회 상임위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