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규모의 대형 디스플레이 신규공장에서 LCD패널을 생산할지 혹은 올레드패널을 생산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21일 “중화권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대형패널 투자가 중요해졌다”며 “LG디스플레이가 대응전략을 명확히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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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 CEC판다에 이어 대만 홍하이그룹 등은 10.5세대 이상의 대형 LCD패널공장 설립에 공격적인 선제투자를 집행하며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디스플레이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스플레이공장은 세대수가 높을수록 더 큰 원판을 생산할 수 있어 대형패널의 원가를 대폭 절감하고 생산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에서 이미 절대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해 LCD패널 경쟁력 약화로 받는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LCD패널을 올레드로 전환하는 투자도 꾸준히 집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올레드TV패널을 앞세워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방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대형 LCD패널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대부분 의존할 수밖에 있어 대응전략이 더욱 중요하다.
일부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이상의 대형 LCD패널공장을 증설해 중국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선점효과를 극대화하며 맞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하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중국업체들에 LCD패널의 주도권을 빼앗길 공산이 커 10세대 이상의 올레드TV패널 공장을 증설하며 체질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내년 상반기 완공이 예정된 10.5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지만 아직 LCD패널을 생산할지, 올레드패널을 생산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20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행사에 참석해 “시장에서 투자방향을 놓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우리는 그보다 100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향후 투자전략을 계속해 고심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10.5세대 신규공장 생산제품과 투자시기를 놓고 전략적 선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향후 전략과 방향성이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빠진 셈”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LG디스플레이가 중장기적 위기상황에서 항상 투자 대비 높은 효율을 거둬왔다며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맞은 지금의 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