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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도시바 원전사업 축소로 수출확대 기회잡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7-02-21 16: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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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일본 도시바의 원전사업 축소로 원전수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 도시바 원전수출 축소로 기대감 커져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1일 “도시바가 원전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국전력이 거둘 반사시익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한전, 도시바 원전사업 축소로 수출확대 기회잡아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20일 도시바가 미국 텍사스주 원전사업(STP) 3,4호기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가 수주를 마친 해외원전건설사업을 포기한 것은 처음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미국의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 등에서 7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탓에 해외원전사업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강자였던 도시바가 해외에서 원전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전력이 원전수출의 경쟁력을 확대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도시바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지역에 원전을 건설하는 ‘뉴제너레이션(뉴젠)프로젝트’의 지분을 한국전력에 넘길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도시바가 2014년 170억엔(약 1715억 원)을 들여 인수한 뉴젠프로젝트의 지분 60%를 한국전력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무어사이드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원전을 새롭게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어 한국전력이 뉴젠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영국 원전수출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국은 2035년까지 모두 25GW(기가와트)규모의 원전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국전력의 뉴젠프로젝트 참여는 영국 원전수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차원에서 원전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점은 한국전력의 원전수출사업의 전망을 밝게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초 원전수출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원전수출과 관련해 흩어져 있던 기관들을 하나로 묶은 ‘원전수출협의회’를 새롭게 구성했다.

원전수출협의회는 한국전력뿐 아니라 두산중공업 등 민간기업,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국내 수출신용기관(ECA)이 참여해 원전수출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 대규모 사업비, 실제 수익성 등 따져봐야 

하지만 원전수출의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성진 연구원은 “도시바의 실패를 한국전력의 큰 기회로 단순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한국전력이 계속해서 원전수주를 늘려가기 위해서는 건설자금조달 문제, 폐기물처리방식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한전, 도시바 원전사업 축소로 수출확대 기회잡아  
▲ 한국전력의 아랍에미리트(UAE)원전 건설현장.
한국전력이 뉴젠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10조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뉴젠프로젝트는 내년부터 원전을 짓기 시작해 2035년까지 모두 150억 파운드(약 21조4천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를 지분율대로 나눌 경우 한국전력은 12조 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으로 4조8천억 원,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자산으로 3조2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12조 원에는 못 미친다.

12조 원이 장기간에 걸쳐 투입되는 자금이라 해도 한국전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원전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경우 자금부담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영국 원전수출에 성공한다 해도 한국전력의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의 원전운영으로 연간 3천억 원 이하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한다”며 “한국전력이 영국 원전 참여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참여한다고 해도 한국전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파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7조1483억 원을 냈는데 3천억 원은 지난해 순이익의 4%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전력이 영국 원전수출에 성공해도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한 셈이다.

한국전력 주가는 도시바가 미국 텍사스주 원전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이 알려진 뒤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는 21일 전날보다 0.12%(50원) 내린 4만3천 원에 장을 마감하며 20일 크게 오른 상승폭을 대부분 지켜냈다. 한국전력 주가는 20일 전날보다 6.03%(2450원) 오른 4만305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아직 도시바 측에서 뉴젠프로젝트의 지분매각 관련해 공식적으로 제안이 오지 않았다”며 “제안이 올 경우 매각조건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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