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에 또 고개든 민영화론, 전문가 "적극 민영화해야"vs"경쟁 위축될 것"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3-04 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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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신임 사장 선임을 두고 노조를 중심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다.
정권 교체기 때마다 투명한 공모 절차 없이 정권이 대표이사 사장을 낙점하면서, KAI의 방산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KAI의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수출입은행의 지분 26.4%를 민간에 매각해 KAI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선 KAI의 민영화 시 국내 항공 방산 시장의 경쟁이 위축되고, 단기 실적에 급급하지 않는 장기 방산기술 개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장 인선을 놓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반복되면서 근원적 해결을 위해 회사의 민영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영화에 따른 독점의 폐해와 전투기 개발 사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민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과 임원진이 바뀌며,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발탁하는 관행은 조직의 안정성과 전략적 일관성을 해친다”며 “특히 대주주가 정부기관이면 기술혁신과 투자 등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민영화’를 주장했다.
문 교수는 △경영 자율성 확보에 따른 수익성과 기술 혁신 △대주주 수출입은행의 현금 확보로 방산 수출지원 재원 마련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경영 구조 정착 △민간자본 유입에 따른 지역경제·우주항공 산업 성장 등의 민영화의 효과로 제시했다.
다만 문 교수는 “KAI가 현재 민영화를 추진한다 해도 인수여력을 가진 회사는 없어 보인다”며 “인수를 위해 복수의 기업이 컨소시엄을 결성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시가총액은 4일 종가 기준으로 15조4천억 원으로,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 26.41%의 단순가치는 4조7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단일 기업의 인수 자금 부담이 커졌다는 게 문 교수의 분석이다.
이에 비해 다른 방산 물자보다 개발 과정이 오래 걸리고 막대한 자금이 드는 전투기 개발사업의 특성, 개발 후 판매와 수출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단기 실적에 급급한 민영 기업 소유구조보다는 현재 정부 기관이 대주주로 있는 구조가 적합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방산 업계 한 전문가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국내 전투기 사업은 최초로 개발을 시도하는 품목들이 많아 개발 위험도 크고 비용도 막대한데 이를 회수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긴 기간 투자를 멈추지 않고,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사업을 밀고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민간 부문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KAI가 민영화된다면 국내 방위 산업 경쟁구도가 틀어지거나 독점에 따른 방위사업비 증가, 기술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방원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AI는 우주발사체 분야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경쟁 구도를, 회전익 항공기는 대한항공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고정익 항공기 분야에서는 국내 단독 사업자라고 할 수 있다”며 “독점 기업이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경우 방위사업 예산 증대 등의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KAI가 주인없는 기업이기 때문에 경영 상 비효율이 나타난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며 "하지만 이는 과거 정권에서 비전문가 경영인을 앉힌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합리적 기준에 따른 전문 경영인 사장 선임을 통해 '낙하산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KAI 민영화보다는 다양한 방산 기업들이 경쟁·협력하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K방산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