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이 개발도상국들에 저리로 기후적응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을 막고 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 설치된 현판.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개발도상국 기후대응 지원을 사실상 방해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이 국제통화기금의 '회복력 및 지속가능성 신탁기금(RST)'을 사실상 좌초시켰다고 전했다.
RST는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한 저리 신용 대출 프로그램이다. 기후적응 및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지금까지 20개국에 약 140억 달러(약 20조 원)를 지원했다.
국제통화기금이 RST를 통한 지원을 결정하려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은 국제통화기금 이사회에서 16.5%로 최대 의결권 지분을 들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 이사회에 자금 승인 신청이 올라온 것은 12차례인데 미국은 모두 반대표를 던져 무산시켰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대응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국제통화기금은 기후변화, 성평등, 사회 문제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자원을 쏟고 있다"며 "경제 안정화라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반대표를 행사한다고 해서 국제통화기금 이사회 안건들이 모두 무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결권 비중이 커 영향력은 상당하다.
메리 스벤스트럽 국제개발센터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특정 국가가 프로그램 이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투표를 통해 국제기구와 다른 회원국들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RST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기존에 국제통화기금이 추진하던 다른 사업에 기후대응 관련 사항을 편입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