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추진해온 신사업들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이 3년 전 야심차게 만든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는 올해 연간 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만든 HDC신라면세점도 지난달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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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16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신라스테이가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냈다. 호텔신라가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든 지 3년여 만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으로 3년 만에 흑자를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예상보다 빨리 흑자를 냈다”며 “올해 역시 흑자기조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은 2013년 11월에 신라스테이 동탄점을 선보이면서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 신라스테이를 100% 자회사의 별도법인으로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확대에 나섰다.
호텔신라는 현재 동탄, 역삼, 제주, 서대문, 울산, 마포, 광화문, 구로, 천안에 모두 9개의 신라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신라스테이 출점을 통해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에서 계속 적자를 봐왔는데 지난해 4분기 첫 흑자를 내면서 연간 흑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호텔신라는 올해 4월에 서초, 5월에 해운대 등 모두 2곳의 신라스테이를 새로 열기로 했다.
신라스테이가 정상궤도에 들어서면서 호텔신라 호텔부문 실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몇년째 호텔부문에서 낸 적자를 면세점사업이 메우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시내면세점사업에서도 좋은 소식을 받아들었다.
호텔신라가 2015년 12월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고 연 HDC신라면세점이 개장 1년 만에 월 단위에서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신규 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흑자전환한 것이다.
HDC신라면세점의 흑자전환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에 집중한 덕분으로 평가된다. 호텔신라는 올해에도 이같은 전략을 이어가 흑자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면세점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큰 부담이다.
앞으로 특허권을 따낸 서울 시내면세점들이 추가로 문을 열게 되면 서울에만 시내면세점이 9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면세점시장에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동화면세점 경영권을 둘러싼 호텔신라와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의 공방은 면세점업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라면세점은 1위인 롯데면세점과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세계면세점에게도 쫓기는 신세다.
사드배치 리스크도 무시하기 어렵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 면세점사업뿐 아니라 호텔사업에서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최근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면세사업자 입찰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해외 면세점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태국 푸껫에 시내면세점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도쿄에도 시내면세점을 연다.
호텔신라는 해외매출만 놓고 보면 호텔롯데보다 크게 앞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