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대행 사장 체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상임이사 정원 절반 가량의 모집공고에 착수하며 이사회 교체를 예고했다.
LH 비상임이사에는 과거 친정부 인사가 대거 선임되기도 하며 '낙하산' 혹은 ‘거수기’ 비판을 받았던 만큼 정부의 개혁 의지도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 ▲ ‘대대행 사장 체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상임이사 정원 절반 가량 모집공고에 착수하며 이사회 교체를 예고했다. |
13일 LH에 따르면 오는 14일까지 비상임이사 3명 지원을 받는다. LH는 앞서 지난해말에도 비상임이사 1명 모집공고를 냈고 지난 5일까지 지원을 받았다.
LH 이사회는 사장을 포함한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로 이뤄진다. 사장 외 상임이사는 사장이, 비상임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다.
이사회 의장은 비상임이사 가운데 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 선임비상임이사가 맡는다.
현재 LH 비상임이사는 모두 8명으로 이뤄져 있어 절반 가량 교체가 예고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LH는 이성욱 사장 직무대행이 그만둔 이후 차순위 임원의 '사장 대행의 대행' 체제가 된 상황에서 지배구조 관점에서 큰 변화를 앞둔 셈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정부의 LH 개혁을 둔 밑그림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LH 개혁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고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공급 확대를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해왔고 이를 위한 공공 부문의 역할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그 결과 정부 출범 뒤 첫 공급방안인 지난해 9·7대책도 LH의 직접 시행과 공공임대 주택 확대 등이 뼈대를 이뤘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지난해 7월 후보 지명 뒤 첫 출근길에서 이 대통령의 특별 요구 사항을 두고 “LH 개혁은 직원 문제를 떠나 구조적이고 판을 바꿀 수 있는 대규모 개혁을 염두에 두고 능동적으로 공격적으로 임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LH 이사회는 그동안 ‘거수기’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과거 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나 검단 신도시 붕괴사고 등의 국면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
정부는 현재 LH 사장으로 외부 인사를 기용하는 것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말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당시 이성욱 LH 사장 직무대행에게 “외부에 훌륭한 사람이 없어 내부에서 사장을 뽑기로 한 것이냐”며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외부 인사를 고려하면서 따라붙을 가능성이 있는 ‘전문성 부족’을 넘은 ‘보은 인사’나 ‘낙하산’ 꼬리표또한 의식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LH는 공기업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거대 기업으로 비상임이사 등에는 친정부 인사가 대거 선임되며 과거 비판을 받은 이력도 있어서다. 문재인정부 당시에는 이른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결국 LH 비상임이사 구성의 면면에 따라 정부의 개혁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LH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속도는 좀처럼 나고 있지 않다. 원래 지난해말까지였지만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뤄졌다.
국토부는 LH 조직 분리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LH 개혁 문제는 워낙 방대하며 현재 중간 단계쯤 와 있다”며 “조직 분리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