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전자의 차량용 웹OS가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습. < LG전자 > |
[비즈니스포스트]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자체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를 모빌리티에 탑재하며, 5년 안에 차량 2천만 대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 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흐름에 맞춰 차량 맞춤형 콘텐츠를 적극 확보하고, 웹OS를 인포테인먼트(IVI)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TV를 중심으로 구축해온 웹OS의 콘텐츠·서비스 역량을 모빌리티로 확장해, 가정 공간에서 이뤄지던 경험을 차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8일 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MS 사업부는 2025년 약 7천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글로벌 TV 수요 정체,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 상황이 맞물린데다, 희망퇴직 비용이 겹친 결과다.
실적 반등을 위해 LG전자는 '웹OS' 사업으로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웹OS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로, LG전자가 자체 개발해 여러 앱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LG전자 측은 최근 3년 동안 공급량을 7천만 대 늘려 지난해 기준 누적 2억6천만 대를 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웹OS 사업은 결국 운영체제를 적용할 기기 수를 늘리는 게 핵심인 만큼, '모수 확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TV 하드웨어 판매가 늘지 않으면, 웹OS 확대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TV는 구조적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훼손됐다"며 "LG전자는 웹OS 플랫폼을 기반으로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지만 중기적으로 하드웨어 부진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 ▲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 LG전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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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철 사장은 TV 바깥으로 눈을 돌려 모빌리티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LG전자가 자사 스마트TV를 보유하고도 웹OS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이나 프리미엄 타사 브랜드를 중심으로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글로벌 TV 시장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TV 판매량과 연동된 구조만으로는 확장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기존 웹OS를 기반으로 차량에 특화된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2024년형 제네시스 GV80·GV80 쿠페 신모델과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EV3' 모델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됐다.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에서는 2030년까지 누적 2천만 대에 차량용 웹OS 플랫폼을 공급해 SDV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2025년 약 358억 달러에서 2032년 581억 달러로 확대되며, 연평균 7%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SDV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향후 LG전자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SDV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수익성이 높아, 부가가치 창출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 사장은 최근 차량 맞춤 콘텐츠를 확보하며 플랫폼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비전으로 '바퀴 달린 생활공간'을 제시한 만큼, 차량 안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와 서비스 경험이 향후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웹OS를 통해 차 안에서 게임을 즐기거나 업무용 회의를 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소프트와 줌(Zoom) 등과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웹OS가 차량 인포테인먼트로 활용되고 있지만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MS사업본부가 맡아서 콘텐츠 생태계를 넓혀나가는 단계"라며 "모빌리티를 비롯해 모니터와 사이니지 등 여러 기기에서 웹OS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