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5-12-31 1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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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주식 시장에도 새해가 찾아오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막판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유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 증권가는 연초 국내 증시를 이끌 업종으로 '반도체'를 주목하고 있다.
내년에도 1월부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6’과 삼성전자 실적 발표 등이 대기하고 있어 반도체업종 중심의 코스피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는 새해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반도체를 추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내년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모멘텀이 계속 부각될 것이고, 내년 2분기에는 출하량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끄는 2단계 업사이클이 기대된다”며 1월 추천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내년 1분기 반도체업종 수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역협회가 발표한 2026년 1월 반도체업종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87.6으로, 올해 4분기보다 41.8포인트 상승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국내 수출 경기 호조를 지속해서 이끌 것”이라며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 확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내년 1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1월 반도체 관련 굵직한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 있다는 점도 반도체업종에 호재로 평가된다.
우선 1월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6’이 시작한다. CE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자가전 및 기술전시회다.
내년 CES에는 엔비디아·구글·퀄컴·인텔·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참여해 인공지능(AI)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비디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6 개막 전날 특별 연설을 통해 AI 청사진을 제시한다. 엔비디아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CES를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적극 알린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S 기간 단독 전시관을 마련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소개한다. CES 혁신상을 받은 모바일용 저전력D램(LPDDR6)과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AI 모듈 제품 ‘소캠(SOCAMM)’ 등을 선보인다.
SK하이닉스는 CES 동안 비공개 부스를 운영하며 주요 고객사들에게 차세대 제품과 미래 기술을 공개한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새해에도 한동안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종을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전기전자 업종은 집중 매수한 반면,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선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반도체 기술을 선보인다. 사진은 2025년 CES에 참석한 삼성전자 부스 모습. <연합뉴스>
8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도 국내 증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기존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29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9조5420억 원으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였던 16조5060억 원보다 18.4% 높여 잡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DDR5·낸드(NAND) 가격이 모두 급등하고 있고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DS사업부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21.8% 상회할 것”이라며 “SDC도 우호적인 환율과 제품군(믹스) 개선 효과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를 36.8%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증권가 눈높이는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29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5천 원에서 15만5천 원으로 높여잡았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기존 86만 원에서 88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상황 속에서도 제한적 공간과 전략적 투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는 이번 사이클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SK증권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7만 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00만 원으로 제시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