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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진 "올해 경북 산불 원인은 '기후변화' 탓", 갈수록 기상재난 더 커진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12-30 13: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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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진 "올해 경북 산불 원인은 '기후변화' 탓", 갈수록 기상재난 더 커진다
▲ 한 소방대원이 3월 경상북도 산불의 불길을 잡기 위해 진화작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초에 한국에서 발생했던 경북 산불이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기온상승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탓에 내년 이후에도 올해와 같은 대형 기후재난들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글로벌 기후연구단체 세계기상특성(WWA)은 2025년도 결산 보고서 '불평등한 증거와 영향, 적응의 한계: 2025년의 극단적 기상 현상'을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동안 발생한 극한 기상재난 22건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이어졌던 경상북도 대형 산불도 포함됐다.

경북 산불은 3월22일 의성군에서 발생해 경북 지역 안동시, 영양군 등으로 퍼져 2조 원에 가까운 재산피해를 입힌 초대형 화재였다. 피해 면적은 9만9천 헥타르에 이르러 단일 사건만으로 한국 연간 산불 피해면적 최고기록을 경신할 정도였다.

연구진은 현재 한반도에서 경북 산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확률은 300년에 한 번꼴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기후변화 때문에 발생 가능성이 크게 오른 것으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경북 산불과 같은 초대형 화재는 아예 발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기상특성은 올해 '엘니뇨·남방진동(ENSO)'이 라니냐에 가까운 저온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기온이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올해 발생한 것과 비슷한 규모의 재난들이 내년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산불이나 가뭄 같은 다른 재난의 규모를 키우는 폭염은 '파리협정'이 체결된 2015년과 비교해 발생 가능성이 10년 사이에 10배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파리협정은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조약이다. 세계기상특성은 파리협정 체결 이후 세계 각국이 기울여온 기후변화 대응 및 적응 노력이 지금 발생하는 재난들을 방지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프레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환경정책센터 교수는 "매년 기후변화의 위험은 단순한 가설이 아닌 잔혹한 현실이 되고 있다"며 "우리 보고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온상승과 최악의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각국의 의사결정권자들은 화석연료에 대한 지속적 의존이 인명 피해와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전 세계 공동체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 연구진 "올해 경북 산불 원인은 '기후변화' 탓", 갈수록 기상재난 더 커진다
▲ 세계기상특성이 분석을 진행한 올해 대형 재난 22가지의 발생 위치를 나타낸 지도. <세계기상특성>
세계기상특성 연구에 참여한 다른 전문가들도 향후 올해와 같은 피해를 막으려면 신속하게 화석연료를 퇴출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쇼우케 필립 네덜란드 왕립기상청 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의 지속적 증가는 우리 기후를 새로운 극한 상태로 밀어넣었다"며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폭염, 폭풍, 폭우 등 재난들은 자연적인 변동성으로 볼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났다"고 말했다.

세계기상특성은 한국 산불 외에도 다른 재난들이 기후변화로 구체적으로 얼마나 강해졌는지도 분석해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10월 카리브해 도서국들에 수백억 달러 규모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멜리사'는 기후변화로 최대 풍속이 5m/s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허리케인 등급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큰 차이다.

실제로 미국 학계에서는 멜리사를 기존의 5단계의 허리케인 분류 등급을 초월한 카테고리 6의 허리케인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멜리사는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810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의 매우 이례적인 폭풍이었으나 이제는 1700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남수단 폭염, 인도-파키스탄 홍수, 로스앤젤레스 산불 등 다른 극한 재난 발생 가능성과 강도 모두 기후변화 영향에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오도어 키핑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원은 "올해는 우리가 이제 위험하고 극한 기상이 지속되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내년부터는 모든 국가가 기상 위협의 고조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추가적인 파괴를 피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신속히 대체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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