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넷마블이 비용 효율화와 신작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간 흑자 기조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넷마블이 신작 흥행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체질 개선을 마무리했다. 한때 7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확고히 굳힌 모습이다.
넷마블은 개선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AA급 대작 공세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비용 구조 재정비와 신작 흥행 효과에 힘입어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한국기업평가에 이어 한국신용평가가 넷마블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넷마블은 2021년 스핀엑스의 인수(22억 달러) 이후 차입금 부담이 이어졌고, 2022~2023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적 압박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적이 반등하면서 재무 지표 전반이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이다.
부채비율은 2023년 55.9%, 2024년 49.4%에 이어 올해 3분기 기준 46.2%까지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 역시 지난해 말 20.7%에서 올해 3분기 17.8%로 하락했다.
실적 회복세도 뚜렷하다. 올해 넷마블의 매출은 2조7928억 원, 영업이익은 3471억 원으로 전망되며 지난해에 이어 흑자 구조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PC 결제 확대와 자체 결제 비중 상승에 따른 비용 효율화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 반영되는 것도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AA급 대작 공세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넷마블은 그간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왔다.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넥스트’를 시작으로 올해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 등이 잇따라 흥행하며 매출 회복세를 이끌었다.
다만 성과가 국내와 모바일에 다소 편중되어 있고 흥행작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돼 왔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무게중심이 콘솔과 PC로 이동하는 가운데, 넷마블 역시 중장기 성장을 위해 플랫폼과 지역을 확장할 대표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PC·콘솔 멀티플랫폼 전략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넷마블은 기존 작품을 PC나 콘솔로 확장한 사례는 있었지만 콘솔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내년부터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기대작은 내년 1월 출시를 앞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다. 글로벌 팬층을 보유한 일본 인기 만화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액션 RPG로, 모바일·PC·콘솔을 모두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타이틀이다. 당초 올해 출시가 기대됐으나 일정이 조정돼 내년 초 출격을 앞두고 있다.
| ▲ 넷마블은 지난 6월 글로벌 게임 쇼 ‘IGN 라이브 2025’에서 신작 프로젝트 '이블베인'을 처음 공개했다. |
이와 함께 ‘프로젝트 이블베인’도 PC와 콘솔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레이븐 IP를 활용한 다크 판타지 세계관의 3인칭 협동 액션 게임으로 넷마블의 첫 대규모 콘솔 프로젝트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며 넷마블이 콘솔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정호 넷마블 사업본부장은 이블베인을 두고 “넷마블은 콘솔 분야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며 “시장에서 모바일 중심 회사로 인식되지만, 사실 창업 초기에는 PC 게임으로 시작한 만큼 콘솔·PC 영역에 대한 도전 의지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몬길: 스타 다이브’ 등 다수의 신작이 모바일과 PC, 콘솔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이 작품은 도쿄게임쇼에서 콘솔 버전이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준비 중인 신작 라인업이 최고 수준의 IP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글로벌 확장과 신규 타이틀 출시를 통한 꾸준한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