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정부가 중국에 엔비디아 H200 판매를 승인한 것은 현지 빅테크 기업들에 선택지를 늘리는 반면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의 성장을 견제하기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인공지능 박람회에 참가한 화웨이 전시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 수출 승인이 중국의 기술 자급체제 구축 의욕을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IT기업의 반도체 수요가 엔비디아와 현지 기업의 성장을 모두 이끌기에 충분한 수준인 만큼 화웨이와 무어스레드 등 기업에도 큰 기회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H200 반도체 공급이 중국 인공지능 산업에 위기가 아닌 기회를 안겨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 H200 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화웨이와 무어스레드 등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 고객사들의 수요에 대응해 고성능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일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엔비디아가 중국 업체들에 실질적 위협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를 포함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수요를 고려하면 중국 기업들에도 여전히 충분한 성장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엔비디아 반도체는 중국 빅테크 고객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그러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엔비디아 H200은 대부분 인공지능 학습 등 높은 성능이 필요한 작업에만 활용되고 AI 추론 등 나머지 기능은 중국산 반도체가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차이나갤럭시증권은 결국 엔비디아 고사양 제품 출시가 중국 고객사들에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판매를 시작하더라도 현지 기업들이 선보이는 제품 수요는 내수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은 엔비디아를 따라잡아 기술 자급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은 오히려 중국이 원하던 일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자국 기업들의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기 전까지 엔비디아 H200을 활용해 기술 측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앞으로 수 년 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증권사 번스타인의 예측도 근거로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