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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스타트업] 페이브먼트 대표 한지은 "아티스트 AI 목소리가 팬을 움직인다, K콘텐츠 여행 플랫폼 진화"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12-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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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격차’를 꿈꾸는 강소 스타트업이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반도체, AI, 로봇까지 시대와 미래를 바꿀 혁신을 재정의하며, 누구도 쉽게 따라오지 못할 ‘딥테크’ 혁신을 만든다. 창간 12년, 기업의 전략과 CEO의 의사결정을 심층 취재해 온 비즈니스포스트가 서울 성수동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의 미래를 이끌 [초격차 스타트업] 30곳을 발굴했다. 연중 기획으로 초격차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술적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초격차 스타트업] 페이브먼트 대표 한지은 "아티스트 AI 목소리가 팬을 움직인다, K콘텐츠 여행 플랫폼 진화"
▲ 한지은 페이브먼트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 내 페이브먼트 사무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지은 페이브먼트 대표는 처음부터 스타트업을 꿈꿨던 게 아니다. 

한지은 대표는 SM타운플래너에서 공간콘텐츠사업본부 팀장으로 일하며 공간과 공연, 엔터테인먼트가 만나는 지점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K콘텐츠 산업 전반의 흐름을 몸으로 익혔다.

그러던 어느 날, 기회를 얻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에 참석했다. 이전부터 막연히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스타트업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CES에서 본 장면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갔더니 제 또래 학부생부터 대학원생, 20~30대 창업가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저는 그냥 대기업의 IT 트렌드를 공부하러 갔던 건데, 완전히 다른 세상이더라고요.”

한 대표는 그 때부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를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는 예기치 않은 사고에서 생겼다. 해외 PT를 마치고 귀국하던 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 횡단보도에서 오토바이와 마주쳤고 큰 부상을 입었다. 2년이 넘는 재활 기간 동안 냉정하게 자신을 뒤돌아봤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이것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은 체력과 열정, 젊음을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써야겠다고 고민했어요.”

이후 그는 한양대 대학원의 산업융합학부에 진학해 스타트업 커리큘럼을 밟으며 방향을 명확히 잡았고, 2022년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다듬어 2023년 3월 ‘셀레트립(현재 페이브먼트)’를 설립했다.

한 대표는 팬덤 여행의 정보 비효율성에 주목했다.

팬들이 BTS처럼 글로벌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의 장소 정보를 찾으려 해도, SNS와 커뮤니티는 수많은 글이 섞여 있어 체계적 정리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페이브먼트는 이를 앱 안에서 구조화했다. 팬의 관심 아티스트·취향 장소·방문 일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결국 그 큐레이션이 여행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초격차 스타트업] 페이브먼트 대표 한지은 "아티스트 AI 목소리가 팬을 움직인다, K콘텐츠 여행 플랫폼 진화"
▲ 한지은 페이브먼트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 내 페이브먼트 사무실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이 구조는 시작일 뿐이었다. 한 대표는 팬들이 좋아하는 건 결국 ‘아티스트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주목했다.

“얼굴이나 이름도 중요한 IP(지적재산권)이지만, 팬에게 가장 밀접한 건 ‘목소리’예요. 그래서 음성을 상품화해 보자고 생각했고, 그게 도슨트라는 형태로 구현됐죠.”

AI 도슨트는 단순한 오디오 가이드가 아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도시를 안내하는 듯한 감정선과 서사를 담아 팬의 실제 여행 동선과 결합한다. 여기에 GPS 기반 기술을 결합해 그 장소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경험을 만든 것이 페이브먼트의 핵심 경쟁력이다.

특정 장소에 도착하면 정용화·피원하모니·QWER·차은우 등 익숙한 목소리가 이용자의 귀에 직접 말을 건넨다. 

한 대표는 이 경험을 “Endless IP”, 즉 아티스트가 팬과 끝없이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IP 소비라고 정의했다.

창업 첫 해, 페이브먼트는 가장 큰 결단을 내렸다.

1년 동안 개발한 앱을 모두 폐기하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일부 긍정적 반응은 있었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경험과 확장성을 담기엔 구조적 한계가 있었어요.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확장한다는 우리의 기준에 맞지 않았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페이브먼트의 뿌리가 형성됐다.

고객 인터뷰를 통해 팬들의 불편·욕구·패턴을 집요하게 수집했고, 그 피드백이 지금의 도슨트 구조와 내러티브 엔진의 토대가 됐다.

한 대표는 음성 합성, AI 클로닝, 내러티브 엔진 등 고도화된 기술을 통해 아티스트 IP가 관광·공연·커머스·리테일까지 확장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서사가 여행을 넘어서 라이프스타일까지 이어지면, 팬 경험은 완전히 새로워져요. 우리는 그 연결을 기술로 실현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호텔 예약, 짐 이동, 굿즈 사전 구매, 콘서트 연계 패키지 등 엔터테인먼트 기반 여행 풀 패키지로 확장하고 있으며, 팬 행동 데이터 기반 추천 기능, 다국어 자동 큐레이션, 음성 인식 고도화 등 기술 개발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초격차 스타트업] 페이브먼트 대표 한지은 "아티스트 AI 목소리가 팬을 움직인다, K콘텐츠 여행 플랫폼 진화"
▲ 페이브먼트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 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AI 기술과 팬덤을 잇는 한 대표가 그리는 10년 뒤의 풍경은 거창한 야망을 늘어놓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박하지만 단단한 바람이었다.

“역할이 바뀌어도 저는 아마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여전히 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시장을 바라보며, 팀과 함께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매출이나 회사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은 서비스 덕분에 즐거웠다는 팬들의 생생한 피드백이다.

경영자라는 직함보다는 “너무 재밌다”는 팬들의 반응에 가슴 뛰는 기획자로 남고 싶다는 한지은 대표. 팬의 시선으로 기술을 빚어내는 그가 앞으로 만들어갈 10년 뒤의 엔터테크 생태계가 더욱 기대된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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