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공격적 노선 확장으로 매출 증가세 뚜렷, 이상윤 장거리 노선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
최재원 기자 poly@businesspost.co.kr2025-12-08 16: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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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티웨이항공이 적극적 해외 노선 확대 전략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노선 확장 과정에서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대외 악재가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이상윤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가 흑자 전환을 위해선 장거리 노선의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
이상윤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항공기 현대화를 통한 원가절감과 브랜드 가치 재정립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8일 항공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가 장거리 노선 수익성을 개선해 내년 새로운 브랜드로 출범하는 '트리니티항공'의 초기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 매출 4498억 원, 영업손실 955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9% 늘었지만, 적자폭은 1503.2% 가량 증가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의 올해 전체 실적은 매출 1조7478억 원, 영업손실 1435억 원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로 업계 최대 불황을 맞이했던 2021년 영업손실 1483억 원과 맞먹을 정도의 실적 부진을 겪는 것이다.
회사는 내년에도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실적 추정치는 매출 1조9445억 원, 영업손실 149억 원이다.
티웨이항공은 유럽과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장거리 노선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과정에서 재분배된 유럽 주요 노선 운수권을 바탕으로 파리, 로마 등 유럽 5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또 미주에서는 밴쿠버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과 북미를 동시에 취항하는 항공사다.
올 상반기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뒤로는 국내 유일 중장거리 항공사를 넘어 대형항공사(FSC)로 발돋움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이 빠지며 생긴 세계 최대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애틀 노선 등 북미 노선 확장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티웨이항공이 북미 노선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면 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를 위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거리 노선에 치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장거리 노선까지 확대되며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비용 증가와 환율 등 외부적 요인으로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회사 매출 비중의 27.3%, 29.5%를 책임지던 일본과 동남아 노선은 올해 3분기 각각 19.6%, 18.1%로 줄었다. 대신 유럽 노선 매출 비중이 6.9%에서 24%로 확대됐고, 미주 노선도 2.9%를 차지했다.
유럽과 미주 노선 탑승률도 평균 80% 정도를 유지하며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존 대형 항공사에 비해 운임이 지나치게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당초 최저 운임 기준으로 대형항공사 대비 80% 수준의 운임을 기대했으나, 11월 기준으로 로마, 파리 등 유럽 주요 노선 운임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증대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기체 변경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회사가 장거리용으로 도입한 A330-300은 최대 운항 거리가 짧아 러시아 영공을 지나가지 않고서는 유럽 지역 운항이 불가능하다. 전쟁 상황으로 회사는 A330-200을 대체 투입했으나 좌석수가 100석 가량 적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 티웨이항공은 내년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이 밖에 노선 확대 과정에서 항공기 기재 확보, 승무원·정비 인력 충원, 마케팅 등 각종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유류비 부담도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대명소노그룹 체제에서 첫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대표는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대형기를 확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B777-300ER 2대를 도입했으며, 내년 하반기 중으로 A330-900네오(NEO) 5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두 기체 모두 340석 이상의 좌석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A330-900네오는 연료 소모량도 기존 A330 시리즈보다 25% 가량 적어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기존 LCC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 장거리 노선 탑승객 수요 확대와 운임 격차 해소를 동시에 노린다. 또 지난 4월 국내 LCC 최초로 운영하기 시작한 일등석도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한다.
재무구조 개선도 시급해 보인다. 회사는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8월 11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와 900억 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하며 단기 유동성은 확보했지만, 4357%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국내 대형 항공사와 운임 격차가 크고, 외항사와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와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에어프레미아와 합병이 진행된다면 유럽과 미국 양 날개를 갖추고, 대한항공에 이은 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