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전자·전기·정보통신

[초격차 스타트업] Giboo 대표 이지은 "기부도 투자다, 800조 사회적 자본의 새 흐름 만든다"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5-12-05 10:2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편집자주>
‘초격차’를 꿈꾸는 강소 스타트업이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반도체, AI, 로봇까지 시대와 미래를 바꿀 혁신을 재정의하며, 누구도 쉽게 따라오지 못할 ‘딥테크’ 혁신을 만든다. 창간 12년, 기업의 전략과 CEO의 의사결정을 심층 취재해 온 비즈니스포스트가 서울 성수동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의 미래를 이끌 [초격차 스타트업] 30곳을 발굴했다. 연중 기획으로 초격차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술적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초격차 스타트업] Giboo 대표 이지은 "기부도 투자다, 800조 사회적 자본의 새 흐름 만든다"
▲ 이지은 Giboo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공간 마루360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Giboo >
[비즈니스포스트] “상위 1% 단체만 돈을 가져가는 장면을 보며 깨달았어요.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요.”

인공지능(AI)으로 기부 생태계를 다시 쓰겠다는 이지은 Giboo(한국 회사명: 에이아이포기빙) 대표의 말이다.

그의 삶은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는 사람들’ 곁에 머물러 있었다.

프랑스와 중국, 미국을 오가던 젊은 시절, 그는 늘 주변부에 선 이들을 바라보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어 카메라 하나를 들고 30개국을 떠돌았다. 

이후 미국에서 비영리단체 컨설팅과 재단 운영을 경험하면서 기부의 세계가 품은 냉정한 구조와 마주하게 된다.

수백억 원대 기부금이 오가는 자리에서 돈은 늘 ‘보던 단체’에만 쏠렸다. 

상위 1% 유명 단체에만 빛이 집중된 사이,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작은 조직들은 아무리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도 문턱 앞에서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1%가 99%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기회를 줄 방법은 없을까, 그 질문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죠.”

그 순간 기술이 해야 할 역할을 직감했다.

누군가 보지 못하는 곳, 클릭 한 번으로 닿지 못하는 곳에 새로운 연결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 그렇게 탄생한 것이 전 세계 비영리단체·재단·기부자를 잇는 AI 플랫폼 ‘Giboo’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다.

흩어진 정보 때문에 길을 잃지 않아도 되는 세상, 수많은 PDF와 이메일 속에 숨겨진 기회가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는 생태계다. 

AI 기반 의미 검색과 추천, 구조화된 정보를 통해 작은 비영리단체도 자신에게 맞는 자금을 정확히 찾고, 기업·재단·정부 역시 더 빠르게 좋은 파트너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초격차 스타트업] Giboo 대표 이지은 "기부도 투자다, 800조 사회적 자본의 새 흐름 만든다"
▲ 이지은 Giboo 대표(맨 오른쪽에서 2번째)가 에이아이포기빙 직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Giboo >
그는 2026년까지 비영리단체의 업무를 통째로 자동화하는 ‘운영 OS’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검색부터 지원서 관리,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심사·평가·보고까지 하나로 이어진 운영 체계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류 심사나 지원서 정리, 보고 체계만 자동화돼도 비영리와 재단 모두 운영 인력의 30~40%를 절약할 수 있어요. 좋은 플레이어가 선명하게 드러나면 그들에게 향하는 자본도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Giboo의 경쟁력은 감성적 슬로건이 아니라 방대한 현실 데이터에서 나온다.

전 세계 200만 개 비영리단체, 30만 개 재단, 2천만 건 이상의 기부·지원 사례, 매월 업데이트되는 10만 건의 공모기금 데이터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된다.

최근 그가 확신을 얻은 순간은 모빌리티 기업 CTR과 함께한 ‘기빙 프라이데이(Giving Friday)’ 행사였다.

기업 오너, 비영리 활동가, 국회의원, 후원가, 사회혁신가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를 향해 열린 시선을 나누던 그 자리에는 갑도 을도 존재하지 않았다.

“혁신을 만드는 사람과 그 혁신을 돕는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연결의 통로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서로를 발견하고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빙 프라이데이는 그 바람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고, 우리가 꿈꾸는 생태계의 첫 페이지라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이지은 대표의 목표는 여기서 더 넓어진다. 전 세계에 여전히 5천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사회적 자본이 흐르지 못하고 쌓여 있다고 본다.

“기부도 투자입니다. 그리고 투자라면 반드시 측정할 수 있어야 해요. 사회적 수익률(ROI)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면 사회적 자본은 훨씬 더 빠르고 투명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데이터·전략·성과 기반 평가 체계가 사회적 자본의 이동을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
 
[초격차 스타트업] Giboo 대표 이지은 "기부도 투자다, 800조 사회적 자본의 새 흐름 만든다"
▲ 이지은 Giboo 대표는 다양한 주체가 평등하게 연결된 ‘기빙 프라이데이’에서 자신들이 꿈꾸는 기부 생태계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사진은 기빙 프라이데이 모습. < Giboo >
이 비전의 마지막에는 ‘글로벌 임팩트 인프라’로서의 Giboo가 있다.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기부·투자·소액 임팩트 펀딩·DAF 같은 자산군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사람들이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생태계다.

“기부와 투자는 본질적으로 비슷합니다. 자원을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배분한다는 점에서요. 앞으로는 사람들 대부분이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까지 남기고 싶어할 겁니다.”

그는 10년 뒤의 자신을 ‘플랫폼을 만든 사람’이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흐름을 다시 설계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때의 Giboo는 전 세계 비영리와 자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글로벌 인프라가 되어 있을 거라 믿어요. 저는 더 단단한 리더가 되어, 늘 현장에서 사회혁신가들과 함께 자본이 흘러가는 길을 만드는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조승리 기자

최신기사

신한금융 자회사 사장단 후보 추천, 신한라이프 천상영·신한자산운용 이석원
[5일 오!정말] 정청래 "국힘 전체에 암 덩어리가 전이돼 곳곳에 퍼져있다"
코스피 외국인·기관 쌍끌이에 4100선 회복, 원/달러 환율 1468.8원까지 내려
4년 걸린 '다크앤다커' 분쟁 넥슨 판정승, 아이언메이스 영업비밀 침해로 코너에 몰려
비트코인 1억3766만 원대 상승, "솔라나 반등해 연말 200달러 달성" 전망도
신한금융 진옥동 계열사 CEO 인사 쇄신에 방점, 비은행 강화 의지 뚜렷해졌다
[이주의 ETF] 신한자산운용 'SOL 자동차소부장Fn' 13%대 올라 상승률 1위, ..
구글 AI반도체 사업 가치 9천억 달러로 성장 전망, 엔비디아 독점에 '반작용'
클리오 본업 부진에도 '건기식' 성장엔진, 한현옥 자본잠식상태에 '도피성 확장' 움직임
신한금융 내년 어젠다는 '자본시장', 신한투자 이선훈 높아진 위상만큼 어깨 무거워져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