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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MM 노조 본사 부산 이전에 강력 반발, "더 이상 직원 희생 강요 안돼, 총파업 불사"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12-04 16: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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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MM 노조 본사 부산 이전에 강력 반발, "더 이상 직원 희생 강요 안돼, 총파업 불사"
▲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HMM의 본사 이전 추진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내년 1월 둘째 주 HMM 본사의 부산 이전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밝히며 ‘HMM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정부 측은 △지역 균형발전 △해양산업 거점도시 육성을 위한 기능 집중 △미래 북극항로 시대 대비 등 ‘대의명분’과 HMM 지분 71%라는 ‘힘’을 함께 가지고 있어 HMM 본사 이전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전의 당사자인 HMM 직원들은 ‘대주주의 일방적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정부의 ‘실익이 없는 이전’, ‘상법 개정 취지와 맞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실 앞에서 HMM의 사무직으로 구성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HMM 지부 소속 근로자 30명(주최 측 추산)이 본사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성철 HMM 노조 지부장은 “전재수 장관의 이전 로드맵 발표에 따라 사측이 타당성이 없이 이전 로드맵을 작성하고 있다”며 “회사에서는 (작성 과정에서) 정부 개입은 없고 노조 동의를 얻겠다고 했지만, 정부 측과 수시로 작성안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직접 지시하고 관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경영위기에 빠졌던 HMM을 살리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했으니, 국가 정책목표에 맞게 본사 이전을 수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노조 측은 “더 이상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정 지부장은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 10년 동안 임금 동결을 감내했고, 휴일을 반납해가며 전국 각지이 흩어져있던 채권자들의 원망과 욕설을 감내하며, 채권자집회의 성립 동의서를 받아냈다”며 “이제 와서 기업의 가치를 훼손하고, 직원과 그 가족의 희생이 요구되는 본사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현장] HMM 노조 본사 부산 이전에 강력 반발, "더 이상 직원 희생 강요 안돼, 총파업 불사"
▲ HMM 육상노조 조합원인 조 모씨가 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본사 부산 이전 반대 기자회견에서 본사 이전을 우려하는 심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HMM 본사에서 근무하면서 어린 자녀 2명을 양육하고 있다는 조합원 조 모씨는 “맞벌이 부부인 나는 본사 이전 시 ‘주말부부’로 지내거나, 경력을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가 해양 수도라는 명분으로 민간기업 본사를 강제로 이전하는 것은 HMM 구성원들에게 너무 큰 상처와 삶의 파괴를 가져오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HMM 육상 노조는 본사 이전과 관련한 어떤 조건에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전국사무금융노조와 연대한 총파업 △회사 이사회 상대 민·형사 고발 △국민감사 청구·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대응계획을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HMM에는 189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본사 이전 시 여의도 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영업, 컨테이너·벌크 운영, 전략재무, 관리지원, 대표이사 직속 조직 등 이전 대상 인원은 871명으로 추산된다. 

이날 노조가 입수·공개한 ‘전략·운영 타당성 조사 결과’ 요약 문건에 따르면 영업 조직만 서울에 남기고 나머지 조직원 562명을 이전하는 부분 이전안에 대해서도 노조 측은 조직간 협업 저하와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지부장은 이날 집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HMM 해상노조는 오는 19일 집행부 선거 이후 연대하기로 한 상태”라며 “회사 소액주주와는 소통하지 않았지만,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노조의 반대의향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파업 일정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는 "현재 HMM 경영진과 교섭하고 있지만, 정부도 경영진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지 여부를 살펴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은 노조와 지난 11월21일 상견례를 통해 노조의 본사 이전 반대의사를 전달받았다. 또 노조는 앞으로 해양수산부에도 이전 반대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현장] HMM 노조 본사 부산 이전에 강력 반발, "더 이상 직원 희생 강요 안돼, 총파업 불사"
▲ HMM 육상노조 조합원들과 노조와 연대한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조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HMM 본사 이전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한종길 성결대학교 글로벌물류학과 교수는 “정부가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본사 이전을) 하겠다는 것은 이미 HMM을 공기업으로 여기고,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면서 “다만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은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의 일방적 결정에 따른 횡포라는 주장도 나온다. 회사 이사들이 전체 주주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난 7월 개정 상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본사 이전 목적을 대주주 이익을 위해서라고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본사 이전 검토 과정에서 이사들이 이전 안을 충실히 살폈다면 배임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전재수 장관은 이날 오전 BBS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HMM 노조에서 충분히 반대할 수 있다”며 “노사 협의도 할 거니까 지켜보겠다. HMM을 제외한 나머지 민간 해운 선사의 본사 부산 이전도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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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월선사
너무 이기적 아닌가? 회사가 가야한다면 문제가 있다면 모를까 총파업은 아니지. 또 문제가 있다면 상식선에서 합의하고 따라야지 뭐하자는건가?   (2025-12-04 20: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