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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탈탄소화' 독려한 미국 싱크탱크, 용인 산단 재생에너지 확보가 관건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12-02 12: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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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탈탄소화' 독려한 미국 싱크탱크, 용인 산단 재생에너지 확보가 관건
▲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탈탄소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용인 처인구에 위치한 국가산업단지 건설 현장 모습. <용인시>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 고객사를 유지하면서 높은 비용 지출을 피하려면 빠르게 탈탄소화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차기 반도체 산업단지의 주 전력원을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일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1일(현지시각)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한국의 공급망 탄소 리스크 탐색' 보고서를 발간했다.

IEEFA는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로 주로 에너지와 연관된 재무 리스크를 분석한다. 실제 IEEFA가 낸 보고서는 전 세계 미즈호, AIG 등 수백여 곳이 넘는 금융기관들이나 정부 기관들이 정책 수립에 참고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한국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다른 글로벌 주요 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탄소집약도(매출 100만 달러당 탄소배출량)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삼성전자 DS부문의 스코프 1~3 합계는 약 4100만 톤으로 탄소집약도는 593톤에 이르렀다. 이는 이번 보고서에 포함된 글로벌 테크 기업 7곳 가운데 가장 높았다.

SK하이닉스는 탄소집약도가 246톤으로 2위 대만 TSMC(259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 구글, 아마존 등은 탄소 집약도가 모두 100톤 이하거나 100톤을 약간 웃돌았을 뿐이다.

김채원 IEEFA 수석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이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공급망 내 협력사를 선택할 때 자사의 간접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 탄소집약도가 낮은 기업을 선택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고객사들이 탄소집약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다른 기업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탄소 집약도가 유독 높은 원인 가운데 하나는 낮은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꼽혔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31%, SK하이닉스는 30%로 애플(98%), 인텔(97%)보다 월등히 낮았다.
한국 반도체 '탈탄소화' 독려한 미국 싱크탱크, 용인 산단 재생에너지 확보가 관건
▲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영향에 지불하게 될 비용을 시각화한 그래프.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IEEFA는 국내외 규제 상황까지 고려하면 높은 탄소집약도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기준으로 규제 지출 비용을 분석한 결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2026~2034년까지 합계 약 5억8800만 달러(약 847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배출권거래제도가 장기적으로 유상할당 100%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도 2억6500만 달러(약 3886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와중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망 확대를 위해 건설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핵심 전력 공급원이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소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용인 산단 내에 건설되는 LNG 발전소는 6기로 합계 3GW를 공급한다. 2032년부터는 수소혼소로 전환해 탄소 배출량을 약 21% 줄일 것으로 계획돼 있으나 그 이전까지는 반도체 기업들의 탄소 집약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김 연구원은 "국내외적으로 탄소 비용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LNG 등 화석연료 기반 전력을 사용하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탄소 배출 기반 사업과 기업들은 시급히 공급망 내 탄소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기후단체들은 용인 산단이 LNG 없이 재생에너지만으로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앞서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이 올해 5월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용인 산단 반경 25km 이내 태양광 발전 잠재력은 66GW, 인접지역인 인천과 충청남도 20km 이내 해상풍력 잠재력은 11GW로 파악됐다.

용인 산단에 필요한 전력이 10GW인 것을 고려하면 이를 충분히 공급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그린피스와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비용을 1MWh당 27만 원으로 가정하고 분석한 결과 LNG 발전소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사용했을 때 2050년까지 절감되는 비용은 최소 2조28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린피스는 "이는 LNG 발전소 건설과 운영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 주민 건강 피해 등 사회적 비용은 포함하지 않은 보수적 추정치"라며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에 더해 반도체 부문의 탄소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기반 국가산단 조성은 가장 합리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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